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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아래서] 어깨를 펴고 부르짖을 시간

한성윤 목사/ 나성남포교회

어스름 짧아져 버린 저녁을 밟으면서 어깨를 서늘하게 만드는 어둠이 내려앉습니다. 귀뚜라미도 다가온 가을을 아는지 차갑게 울어댑니다. 기필코 오고야 마는 또 다른 계절이 길을 만드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찬란한 소리 속에서도 들려오는 신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내뱉은 거짓과 욕심이 만드는 소리입니다.

신문에서 읽은 어느 앵커의 말이 가슴에 새롭습니다.

"뉴스는 잘못이 있다면 주저 없이 정정해야 하며, 당장 알지 못했다면 161년 뒤에라도 사과해야 한다."

이 당연하고 평범해 보이는 말들이 마음을 울리기에 더 안타깝고 답답할 따름입니다.

세상만 이런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향해 준엄하게 꾸짖고 돌이키라고, 회개하라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고 외치고 또 외쳐도 부족하건만, 우리는 한 술 더 떠서 우리 자신의 잘못조차 회개하지 않습니다.

아프고 피곤한 곳에서 함께 아파해 주라고 우리의 아픔을 주님께서 싸매주셨건만, 그 자리에서 세상과 다르지 않게 고통을 주었습니다. 약한 자에게 힘을 휘둘렀고, 하나님의 딸들을 눈물과 한숨 속에 밀어 넣었고, 이 땅에서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심의 민낯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남은 밥으로 식혜를 만들었다고 해도, 훔친 밥이 아닌지 다시 쳐다봅니다. 목사의 말이기에 더 믿지 못하는 눈길을 감추지 않습니다. 얼굴이 붉어질 사실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진실을 마주하고 돌이켜야 하는 사람들의 목은 여전히 곧게 서 있을 뿐입니다. 코를 막고 얼굴을 돌릴 만큼 썩은 냄새를 풍기는 사건들보다 훨씬 아픈 것은 진실을 사랑하고 진리의 힘을 믿었던 이들이 고개를 돌리고 어깨를 늘어뜨리고 돌아서는 일입니다.

귀뚜라미는 그래도 울어댑니다. 진실이 비웃음을 당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는 몸부림을 어리석다고 하는, 이 세상이 걸어가는 소리를 듣지 못하나 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오는 밤. 잠시 아주 잠시라도 기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우리가 진실을 소리치도록 말입니다. 거짓이 우리를 그토록 밀어냈지만, 그들이 밀어낸 그곳에 하나님이 계신다고 우리가 부르짖을 시간입니다.

sunghan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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