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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과 친일 사이, 시대의 모순 표현했다"

영화 '밀정' 김지운 감독·배우 한지민
23일 북미 전역 개봉 뉴욕 방문

친일과 항일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내면의 정체성. 김지운 감독은 그것을 '묵직한 회색의 경계'라고 표현했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아군과 적군 사이에서 흔들리는 내면의 정체성을 통해 그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고자 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가 '밀정'이다. 23일 북미 전역에서 동시 개봉을 앞두고 영화 홍보 차 뉴욕을 방문 중인 김지운 감독과 배우 한지민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을 일문일답.

-민감한 시대의 경계를 다루는 데에 대한 부담감은.

김: "시대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대한 예민함이 있었다. 항일과 친일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겪는 인물들을 통해 그 시대의 모순을 드러나고 싶었다. 한국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이지 않을 때 그것은 개인을 변질시킬 수 있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얘기하고 싶었다."

-여성 독립운동가 현계옥 열사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했는데.

한: "처음엔 사실 연계순이라는 캐릭터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당시 내 나이보다 어린 여성 독립운동가라는 캐릭터도 정말 동감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연기를 하는 순간까지도 사실 모르겠었다. 고문 신은 정말 소름 끼치게 무서웠다. 대본에 '연계순이 내는 비명은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써 있었는데, 정말 연기를 하면서도 공포에 질리니 그런 소리가 나오더라. 고문 신에서 컷마다 공포에 질려 눈물을 쏟아냈다."

-서대문형무소 촬영은 어땠나.

김: "억울하고 거룩한 죽음과 희생이 있었던 곳이 서대문형무소다.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차가웠다. 그리고 그날은 유독 날씨가 추웠다. 서대문형무소 신은 내내 차가웠던 조선인 일본 경찰관인 이정출 역을 맡은 송강호의 뜨거운 감정을 보여줘야 해서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차가운 시대와 뜨거운 사람이 중심인 영화다."


이조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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