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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수츠 "돌아왔다"…여성 리더 늘면서 의상에도 여성파워

정장바지 즐기는 힐러리ㆍ테레사 메이

파워수츠(Power Suits)가 돌아왔다.

구치(Gucci), 샤넬(Chanel),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티비(Tibi), 드라이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발렌시아가(Balenciaga) 등 유행을 주도하는 패션 디자인 하우스의 올 가을 겨울 패션쇼에는 엄청나게 많은 파워수츠가 등장, 여성의 이목을 끌었다.

섬유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벨벳에서부터 모직과 레이스, 데님 등 많은 종류의 섬유가 등장하는 것도 돌아온 파워수츠 유행의 특징.

올해 파워수츠의 컬러는 섬유 못잖게 역시 매우 다양하다. 전통 수츠 칼러로 전해지는 검정, 회색, 베이지는 물론 핫핑크와 진초록, 노랑, 주홍 등에 이르기까지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다.



엔터테인먼계의 유명 스타일리스트 타냐 길은 "아무리 유행이 돌고 돈다고 하지만 다시 돌아오는 패션에는 분명히 예전과는 다른 특색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10여년 만에 돌아온 올해의 파워수츠의 특색은 다양성이라는 설명이다.

80년대 패션계가 성공한 워킹우먼에 주목하면서 탄생한 파워수츠는 10여년간 폭발적 인기를 누리다 여성적 부드러움에 밀려 한동안 사라졌었다.

파워수츠의 부활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여성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영국 총리 테레사 메이, 야휴의 CEO 마리사 메이어, 페이스북의 COO 셰릴 샌드버그 등 연일 매스컴의 헤드라인에 오르는 여성 리더들이 셀 수 없이 많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도 올해 파워수츠 부활에 크게 한 몫했다.

특별히 패션에 남다른 감각을 지녀 다양한 디자이너의 의상을 골고루 입는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후보로 조명을 받으면서 파워수츠 역시 유행을 몰고 왔다.

수츠의 색으로 그날 강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곤 하는 힐러리 클린턴은 후보지명 수락 연설을 한 지난 7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는 눈부시게 흰 팬트수츠를 입고 단상에 올라 그의 강한 카리스마를 더욱 돋보였다. 이날 그가 택한 흰색의 메시지는 자신이 미국의 희망이 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위터 프로파일에 자신을 '팬트수트의 열렬한 애호가'(Pantsuit Aficionado)라고 소개할 정도로 힐러리 클린턴은 파워수츠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표현한다.

올해 FX에서 방영한 OJ 심슨 사건의 법정 드라마 '국민 대 OJ 심슨'(The People v. O.J. Simpson: American Crime Story)도 여성패션계에 파워수츠붐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 OJ 심슨 사건에서 크게 부각됐던 검사 마르시아 클락의 재조명은 그가 즐겨 입었던 파워 수츠를 패션의 한복판으로 불러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이 드라마의 의상 담당 디자이너 할라 바메트는 "이 드라마가 시청률에서도 성공했을 뿐 아니라 여러 부문에 에미상 후보로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마르시아 클락이 즐겨 입었던 파워수츠 역시 여성들에게 다가온 듯 하다"고 파워수츠 유행에 미친 작품의 영향력을 긍정한다.

이처럼 파워수츠가 엄청난 세력으로 몰려오면서 캐주얼 브랜드 'J. 크루'(J. Crew)나 '게스'(Guess), '갭'(Gap) 등도 요즘은 파워 재킷을 선보이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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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수츠의 역사

파워수츠가 본격적으로 여성의 관심 속에 등장하게 된 것은 1980년대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이 의상이 인기를 누리기까지는 여성의상에 있어 혁명적 과업을 이룩한 많은 디자이너의 용기있는 업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파워수츠는 20세기 초 현대패션의 왕 폴 푸아레(사진.Paul Poiret:1879-1944)가 코르셋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키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아하면서도 심플한 동양적 느낌의 디자인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길이가 길고 폭이 좁은 호블 스커트(Hobble Skirt)를 창안, 많은 상류층 여성에게 입힘으로써 코르셋과 패치코트의 억압으로 부터 여성을 해방시켰다.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바지와 스웨터를 과감하게 여성에게 입힌 코코 샤넬의 용기 역시 파워수츠 탄생의 밑거름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남성의 턱시도에서 착안한 '르 스모킹 룩'을 선보인 입생로랑, 1970년대 출근할 때마다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해 남성 정장의 여성용 버전을 탄생시킨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파워수츠 탄생의 일등 공신. 1975년 여성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아르마니 수츠를 탄생시킨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1980년 히트작 '아메리칸 지골로' 의상을 담당, 성공한 여성에게 근사한 아르마니 수츠를 입히면서 그의 수츠는 파워 수츠의 대명사로 존재했다.

1980년대 중반 남성적 느낌이 강한 전형적 정장에 부드러운 라인을 첨가해 여성성을 강조한 도나 캐런의 수츠가 선보이면서 여성들은 파워수츠에 더욱 빠져들었다.

멜라니 그리피스와 시고니 위버가 출연한 월가 투자은행을 배경으로한 1988년 영화 '워킹걸'(Working Girl)의 히트도 파워수츠 열기에 가세했다.

이 영화의 주역 멜라니 그리피스는 파워수츠를 입고 성공을 꿈꾸는 당찬 여성으로, 그의 상사인 시고니 위버는 커리어 우먼의 상징적 여성으로 파워수츠를 입고 출연, 이 의상에 대한 무한한 동경의식을 여성들 마음 속에 단단하게 묶어놓았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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