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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태 한인사회에도 직격탄

추석과 연말 쇼핑시즌 대목 타격 우려
수입업체, 바이어 클레임 제기 예상
버지니아항이나 대체 선사 이용 모색
비용 크게 늘고 다른 선사도 포화상태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뉴욕.뉴저지 등 미동부 한인 소매업계에도 후폭풍이 거세다.

추석(15일)을 비롯해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미 최대 쇼핑시즌 대목을 겨냥한 물량 운송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한인 소매업체는 속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뉴욕항에 입항이 거부된 한진해운 컨테이너에는 한국.중국.베트남 등에서 수입한 의류.화장품.식품.생활가전제품 등 상당수 물량이 선적돼 있는데다 추가로 받아야 할 물량의 대체 선박 확보도 만만치 않아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의만 관세사는 "물류대란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소업체들의 피해는 물론 피해 누적으로 새 선박을 확보할 여력도 없어져 결국 한국 선사의 수주 기회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멈춰 선 선박의 화물 서비스가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운송중개업체=특히 한진 선박과 화주를 연결하는 운송중개업체들은 선박에 실은 화물 억류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과 운송 지연으로 화주들의 클레임을 받을 수 있어 부담이 크다. 동부지역에서 여러 화주에게 의뢰를 받고 해상 운송을 대행하고 있는 물류운송업체 김 진 사장은 "8일까지 중국과 한국 등에서 오는 한진해운 선박 3척이 밀려있다"며 "한진해운 선박 입항 거부로 뉴욕항에서 하역이 이뤄지지 않은 대행 화물은 총 1만 컨테이너(1500TEU)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진해운이 재가동되는데 필요한 하역.내륙운송비를 누군가 확실히 보증하지 않는 한 하역 허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화장품.의류=한국 화장품 업계도 초비상이 걸렸다. 자연주의 화장품 네이처리퍼블릭은 한진해운 사태로 동부지역에 물량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결국 버지니아항으로 물량을 새로 발주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 규모가 크더라도 물량을 확보해 매장에 물건을 배포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6월 플러싱에 문을 연 화장품 업체 더 샘도 비슷한 상황이다. 조셉 김 사장은 "16일에 받기로 예정된 뉴저지추석대잔치(24~25일)와 추석.추수감사절용 10만 달러어치 물량이 선박에 실려 있다"며 "이제 막 시작한 소상인 화주가 한진사태의 볼모가 돼 피해를 입는 듯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의류를 백화점에 납품해 온 업체도 화물 억류로 납품이 기약 없이 늦어져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 허순범 뉴욕한인경제인협회 회장은 "바이어가 손해배상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고 손배해상액이 얼마가 될지 현재로선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납품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어 회원 업체가 대책마련에 동분서주한 상태"라고 전했다.

◆식품=한인마트도 추석과 추수감사절 제품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한진해운을 통해 냉동.냉장.가공식품을 수입하고 있는 H마트는 일단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절충점을 찾아 물량 부족 사태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을 통해 뉴욕.뉴저지 물품을 수급하는 농심USA는 컨테이너에 실린 물량이 많지 않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사태 장기화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가정용품백화점 홈앤홈에 생활용품과 전자제품을 납품하는 업체 측도 "한진해운으로 한 주에 컨테이너 하나를 받지만 이번 주에 받기로 한 물건은 아직 표류중"이라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팔로업하며 현대상선을 비롯 에버그린 등 외국계 선사 이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 뉴욕지사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석영지 aT센터 뉴욕지사 부장은 "하반기 판촉행사에 사용될 버섯.배.수산물 등을 아직 받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며 "물류 지연 사태의 타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버지니아항에서 한진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방안과 중국 경유 항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가지 방안 모두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특히 중국 경유 항로 선사를 이용할 경우 ▶물류 운송 기간이 22일에서 43일로 길어지고 ▶드라이컨테이너당 2000달러에서 2900달러 이상으로 운임료가 오르며 ▶제품 유통기한도 짧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한진해운을 대체할 선사를 구하고 있지만 현대상선의 경우 포화상태라 선박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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