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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건국절' 주장은 반역사적이다

숨겨두었던 태극기를 펼쳐들고 뛰쳐나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춤을 추었다는 8월 15일도, 민족 최대의 수치인 8월 29일 경술국치일도 8월과 함께 지나가는데 마음이 이렇듯 무거운 것은 '건국절' 논란 탓이다.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일은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될, 나라를 빼앗긴 날이다. 어찌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느냐며 상해임시정부에서는 굶거나 찬 음식으로 더운 밥을 대신하며 그날을 상기하라고 권했다. 이날이면 투옥된 독립운동가들은 국치일 단식동맹을 조직했고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계획했다. 지금도 광복회원들은 찬죽먹기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국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순국선열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없었다면 우리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항일 운동을 폄하하고 애국선열을 모독하는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인 '건국절' 논란이 다시 세차게 계속될 움직임이다. 광복회는 이에 개탄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역사의식과 헌법정신 부재에서 오는 건국절 논란은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지닌 대한민국을 유엔 승인 하에 독립한 신생국가처럼 인식케 함으로써 국가 체면을 손상시키는 망론이다.

대한민국 건국을 1948년 정부수립으로 보는 주장은 식민지 항쟁의 위대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르게 보는 것이 결코 아니다. 특히 친일과 반민족 행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구실이 될 수 있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데 방해가 되고 후손들이 자랑스럽고 긍정적인 역사관보다는 기회주의와 사대주의를 배우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국은 1776년 7월 4일 미합중국을 국호로 독립을 선언했고 이 날이 '독립기념일'이다. 결코 건국절이 아니다. 정부가 수립되고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것은 이로부터 13년 후인 1789년이다. 그리고 워싱턴은 '국부'가 아니라 여러 명의 건국의 아버지들 중의 한 명이다.

대한민국은 그냥 주어진 대한민국이 아니다. 독립운동 선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태극기 아래서 목숨을 내걸고 피나는 투쟁을 했다. 일제의 군경에게 사살 당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생일이 없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유구한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생일은 10월 3일 '개천절'이고 '대한민국'의 생일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처음 쓴 1919년 4월 13일이다.

배국희·광복회 미국서남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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