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치 턱 방치했다 7000달러 소송 부를 뻔
업주 부주의·무관심이 소송 부채질
화장실 가는 골목에 박스 쌓아놓아
일반인 이용하기에 불편한 경우도
한숨 섞인 설명이 이어지고 결국 수천 달러 합의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최근 버몬트 인근 한 업소는 한 공익소송 변호사로부터 항의 편지를 받아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입구에 있던 테이블들이 장애인 휠체어 진입을 방해했고 화장실도 역시 들어가기 어려웠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최근에 업소가 속한 몰 전체에 장애인 주차 구분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재판전 합의로 7000여 달러를 물어낸 직후였다. 일단 테이블을 치우고 말끔하게 재단장을 했지만 합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 오리무중이다.
이처럼 업주들에게는 표적 공익소송이 끝이 없는 터널같아 보일 정도로 골머리가 되고 있다. 실제 무의식적으로 몰 주변 입구에 5~7인치 턱을 만들어 놓은 경우엔 거의 자동적으로 소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 합의로 지불해야 하는 돈은 케이스당 7000~1만 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관련 규정을 숙지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신속히 받아들이면 쉽게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업주들이 이를 무시하거나 부주의해 오히려 소송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승호 변호사는 "번거롭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전체 사회가 함께 합의한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더 유연해질 수 있다"며 "정확한 기준이 서지 않을 때는 시청이나 관련 전문가들에게 신속히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웨스턴길의 한 식당업주는 "최근 손님중 한분이 '주차장에서 식당 입구로 오르는 턱이 높지는 않지만 휠체어가 올라오기 어렵겠다'고 지적하길래 관련 자문을 받아 고친 적이 있다"며 "몇 인치 안되는 턱을 그대로 방치했다가 수천달러 소송에 휘말릴 뻔 했다"고 경험을 전했다. 다만 그는 몰 전체가 해당될 수도 있어 건물주와 같이 논의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가장 빈번한 소송 케이스는 불분명한 장애인 주차장 표시, 휠체어 탄 사람들에게 너무 높은 캐시어 스탠드, 화장실내 장애인 이용 편의 장치 미비 등이다.
이같은 사유로 소송이 제기되면 업주들은 '우리 업소엔 장애인이 온 적이 없다' '휠체어도 충분히 들어오는 것을 봤다'고 항변하지만 소송을 제기한 측에서는 이미 법적인 근거와 사례, 현장 증거들을 확보한 상태이다보니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화장실 가는 길목에 쌓아올려진 음식재료, 주방용품, 청소도구 등도 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한인 식당이나 마켓에 가면 화장실 입구나 화장실 가는 복도에 박스나 각종 물품 등을 쌓아놓은 경우가 많다.
올림픽 길의 한 식당을 방문한 전모씨는 "화장실을 가려는데 박스가 골목을 막다시피해 일반인도 오가는 데 불편할 정도였다"며 "이런 상황이면 장애인은 이용하기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업소 관계자는 "정리해야지 생각은 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긴다는 게 쉽지 않다. 마땅히 옮길 만한 공간도 없다"며 "장애인 소송에 대해 말은 많이 듣고 있다. 언젠가는 옮기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관련 사례들을 모아 계몽활동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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