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이재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조만철 신경전문의
현지 한인 7명 상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상담하는 조만철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지난 24일 산불 피해지역을 찾아 한인 이재민 7명을 상담했다. 조 전문의는 일부 이재민이 주택과 농장이 불에 탄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심각한 우울증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만철 전문의에 따르면 한인 이재민은 피해 규모에 따라 다양한 심경 변화를 겪고 있다. 주택과 농장이 부분 소실된 이재민은 복구 노력에 적극적이지만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은 연일 망연자실이다.
특히 이민 1세대가 대부분인 이재민은 이민생활로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졌다는 절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주택보험이나 농장 상업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이재민은 뾰족한 재기 방법이 없어 더 큰 문제다.
조 전문의는 "강제대피령에 귀중품마저 챙기지 못한 분들은 집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극도의 불안 상태로 앞일에 대한 공포에 휩싸여 신경쇠약 증세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조만철 전문의는 이재민 가족과 지인의 도움, 한인 커뮤니티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아프면 건강이 망가진다. 한인 이재민은 심정을 밖으로 표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잠이 안 오면 수면제를 복용하고 불안함이 계속되면 신경안정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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