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 부회장 자살
검찰 소환조사 앞두고
양평서 시신 발견
차 안에 유서 남겨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
먼저 가서 미안하다"
26일 오전 7시 11분(한국시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 벚나무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주민은 "70~8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길에 쓰러져 있다. 옆에는 우산이 떨어져있다"고 말했다.
이 시신의 목에는 넥타이가 감겨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산책로에 심어져 있는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를 연결해 목을 맸으나, 넥타이가 끊어지면서 바닥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미뤄 시신은 이 부회장으로 추정되나 경찰은 더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지문을 분석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가족들에게 "운동하러 가겠다"고 한 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선 이 부회장의 차량과 함께 4장의 유서가 발견됐다.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는 유족·롯데 임직원 앞으로 보냈다. 유서에는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일부 내용이 알려졌다.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5일 황각규(62)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데 이어 이날 9시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었다.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 부회장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뭘까.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에 개입하고 계열사간 부당 거래에 따른 손해를 입힌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그가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라 할 수 있는 정책본부를 총괄하고 있는데 주목했다. 그가 이 비자금이 최종 출처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었다.
또 그룹 계열사 간 부당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는 신격호 총괄회장 등 오너일가에 관한 혐의였다.
검찰이 오너일가의 조사를 앞두고 이 부회장을 상대로 신 총괄회장 등의 비리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에 대해 이 부회장이 심적으로 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3인방으로 꼽힌다.
소진세 단장이 지난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데 이어 25일에는 황각규 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가신 3인방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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