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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인 산불…한인 마음은 더 탄다

주택 100채·건물 200채 전소
발생 4일째 19일 진화율 26%
LA총영사관 영사 현지 파견
"1차 조사 한인 이재민 36명"
한인 지원 핫라인 전화 개설
138번 재개통 3주는 걸릴 듯


통제불능이었던 카혼패스(Cajon Pass) 지역 '블루컷' 산불이 발생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였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소방국은 19일 오전 9시 기준 산불 진화율이 26% 이상이라고 밝혔다. 강제대피령도 부분 해제됐다.

○…지난 16일 오전 10시36분쯤 발생한 블루컷 산불은 72시간 만에 3만7000에이커 이상을 태웠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소방국은 19일 처음으로 피해 규모를 발표했다. 이번 산불은 주택 96채 이상, 건축물 213채 이상을 불태웠다. 농장 지역 가건물과 전소한 차량 등을 포함하면 재산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19일 소방당국은 15번 기준 서쪽 필랜 지역과 발디메사 서쪽 지역 강제대피령을 해제했다. 하지만 오크힐스, 필랜, 리틀크리크, 발디메사, 웨스트 카혼밸리, 사우스헤스페리아, 서미트밸리 지역 3만4500가구는 여전히 피해 우려지역이다. 샌버나디노 소방국은 15번 프리웨이 양방향은 개통했지만 15번과 138번 교차지점 양방향은 부분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차량이 몰리고 화재 현장 복구공사가 계속되면서 LA에서 카혼패스로 향하는 15번 북쪽 방면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블루컷 산불은 '고온, 가뭄, 강풍'에 지리적 특성까지 겹쳐 단시간에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LA타임스는 "5년 동안 계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나무가 메마른 상황에서 확산한 불길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100도를 넘나드는 고온과 저습, 풍속 30~50마일의 강풍은 '불폭풍'을 만들었다. 특히 앤젤레스 포레스트 산맥 동쪽 끝자락과 빅베어 산맥 서쪽 끝자락 사이에 위치한 카혼패스 지형이 산불에 취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LA총영사관(총영사 이기철)은 빅토밸리 한인회(회장 김명남)와 공동으로 한인 이재민 파악에 나섰다. LA총영사관과 빅토밸리 한인회는 현재까지 이재민 36명 이상을 파악했고 1차 집계 결과 5~6가구의 집은 전소했다. 19일 카혼패스 현장에 나간 한 영사는 "피해를 입은 한인들은 집이 불탄 것보다 20년 넘게 키우던 과실수가 잿더미가 된 사실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재민이 화재 지역으로 들어갈 수 없어 정확한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나야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피해는 카혼패스 15번 프리웨이와 138번 하이웨이 분기점 기준 서쪽, 필랜 남쪽 지역에 집중됐다. 필랜 매실영농조합 리앤 존슨 부회장은 "15번 프리웨이 서쪽 138번 하이웨이 주변에서 개인 주택을 짓고 농장을 꾸리던 한인 피해가 가장 컸다. 이 지역 15명 이상이 샌버나디노 빅토빌 페어그라운드 대피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소방국과 피해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빅토밸리 한인상공회의소(회장 김한수)는 피해 지역 138번 하이웨이 전면 개통은 3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한수 회장은 "페어그라운드에는 의료지원팀, 지방정부 지원팀, 차량국과 전력회사 등 재난 수습에 필요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해를 당한 한인은 이곳에서 최선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인들이 즐겨 찾던 샌버나디노 캠핑장 '예술사랑' 역시 이번 '블루컷' 산불로 피해를 입었다. 예술사랑을 운영하는 도예가 김성일씨는 "불행 중 다행으로 집과 도자기 스튜디오는 타지 않았지만 캠핑장에 주차된 RV차량 3대와 방갈로 등이 불에 탔다"며 "복구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빅토밸리 한인회와 상공회의소는 한인 이재민들을 위한 핫라인 전화를 가동하고 있다. 이재민은 한인회(310-795-3983)와 상공회의소(760-954-5701)에 전화하면 카운티 정부와 소방국이 제공하는 최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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