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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믿는 것이 아닌 사랑해야 할 대상"

한국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신상현 수사 인터뷰
한국 꽃동네 설립 40주년 맞아
'요람서 무덤까지' 종합 복지시설

'꽃동네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신상현 수사(61ㆍ한국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부총장, 꽃동네병원 의무원장)가 지난달 마지막 주말에 열린 남가주 성령대회 초청강사로 LA를 방문했다. 행사장에서 잠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유명하신 분을 만나 반갑다. 일정이 매우 바쁘시다.

"여기 오기 전에 자메이카에 들렀다. 내년에 꽃동네가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난 전혀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

-인터넷에 수사님의 이름을 넣었더니 많은 내용이 있었다. 가톨릭 의대를 졸업하신 후 꽃동네로 들어가 의사이면서 수사로서 지금껏 살고 계신다는데.

"이미 아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내 소개는 간략히 하겠다. 가톨릭 의대를 졸업(1980년)하고, 내과전문의가 되면서 꽃동네로 갔다(1988년). 다음해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에 입회, 8년 후에 종신서원을 해서 지금까지 꽃동네에서 환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 당시에는 의사가 없었는데 지금은 나와 같은 내과 의사 수녀님, 안과 의사 수사님, 치과 의사 수녀님 등으로 의료진이 구성되었다. 종합 복지시설로 미혼모의 신생아에서 길가에 버려진 환자를 위한 병원, 노인, 장애인, 노숙인, 정신 요양원 그리고 오는 9월 설립 40주년을 맞아서 꽃동네에 낙원 묘지 성당이 준공됨으로써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수도자가 되려고 꽃동네에 가셨나.

"그렇지는 않다. 가난해서 장학금으로 의대를 나왔기 때문에 전문의가 된 후에 사회에 환원해야 했고 아버님의 유언이 '가톨릭이 운영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곳'이어서 세 조건이 맞는 곳이 꽃동네였다. 의사에게 들어가는 예산이 없어서 무보수로 치료를 했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 없었다. 그래서 묵주 기도를 했고 이듬해 오웅진 신부님(꽃동네 설립자)에게 입회 의사를 밝혔다. 영세를 전문의 준비하면서 받았기 때문에(1984년) 사제나 수도자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수도자 진로를 결정할 때 많은 기도 중에서 왜 묵주 기도를 했는지 모르겠다. 가톨릭 교회에서 우리의 어머니께 드리는 묵주기도는 참 좋은 것 같다."

- 왜 사제가 아닌 수사가 되길 원했나.

"(웃음) 그 질문 할 줄 알았다. 신자들한테 지금까지 듣는다. '수사님, 이왕이면 사제가 되시지 그러셨어요'라고 직접적으로 묻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집에는 아빠도 있어야 하지만 엄마도 있어야 하지요? 엄마랑 아빠 중에 누가 더 높아요?'하면 가만히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하느님의 일에는 직분의 개념은 없다. 하느님을 잘 몰라서 그러시는 거다."

- 꽃동네의 영성은 무엇인가.

"창립자 오웅진 신부님이 항상 말씀하신다. '인간은 믿을 것이 아닌 사랑해야 할 대상'이라고. 사랑이 우리 꽃동네의 영성이다. 따라서 '사랑받지 못하여 버려진 사람이 하나도 없는 세상 만들기'가 실천 목표이다. 수사님과 수녀님들이 길 위에 버려진 분들을 일주일에 2~3명씩 모셔 온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꽃동네 사업이 복지사업과 예방복지 사업이라 하셨는데 예방 복지란 어떤 건가.

"복지사업이 버려진 결과를 돌보는 것이라면 예방복지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가족 중에 인격장애나 알코올 중독자를 내치지 말고 품어 줄 것을 영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계속 전파하는 사랑사업이다."

- 교황님과도 인연이 깊다.

"로마에서 노숙자를 위해 화장실을 개조한 샤워실을 꽃동네가 관리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한국 방문 때 꽃동네에 오셨다. 필리핀 태풍 피해자를 위한 고아원, 양로원 센터 준공식 등 모두 세 차례 교황님을 만났다. 교황님과 꽃동네의 사랑 영성이 닮은 데가 많기 때문이다. 양손을 올려 하트모양의 '사랑합니다' 꽃동네 인사를 하시는 교황님 사진을 많이 보셨을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사랑을 못하는 이유가 뭔가.

"가정의 파괴가 주범이다. 사랑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사실은 가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순교가 이루어져야 할 곳인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꽃동네의 사랑의 영성의 최종 목표는 그래서 '가족 공동체의 사랑의 회복'이다. 가족을 사랑하여 끝까지 품어주면 거리엔 버려진 사람들이 없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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