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한인들이 빠져나간다
전출·전입 비율 7:3 역전돼
높은 렌트비 탓 외곽으로 이주
타운 내 이동도 대폭 줄어들어
아파트먼트리스트(Apartment List)가 공개한 LA렌트 리포트에 따르면 LA한인타운이 포함돼 있는 미드윌셔(Mid-Wilshire) 지역의 2베드룸 렌트비 중간가는 2400달러. 1베드룸 역시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렌트 리스팅 사이트를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이 1500~1800달러 선이다.
렌트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한인타운에 터전을 잡고 살던 한인들이 타운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인 이사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LA한인타운에서 외곽지역으로 이동하는 한인들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유입은 감소하고 있다.
넘버원이삿짐 윌리엄 정 사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흐름이 바뀌었다. 5~6년 전만 해도 한인타운으로 들어오는 비율이 7:3으로 더 높았다. 2년여 전부터는 그 비율이 아예 뒤집혔다"며 "이사를 나가는 한인들 중 상당수는 렌트비가 비싸서 더는 타운에서 못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삼육오이사빨리 조셉 이 사장은 "한인들이 이사를 많이 가는 곳은 렌트비가 LA에 비해 낮은 곳이다. 가디나, 애너하임, 하시엔다 등으로 많이 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삿짐 업체들에 따르면 한인타운 내에서의 이동도 많이 줄었다. 한 곳에 오래 머물러야 그나마 기존의 렌트비를 유지하거나 그 상승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같은 아파트에서 다른 유닛으로 옮기거나 인근으로 이사하는 사례도 확연하게 줄었다. 움직이면 렌트비가 오르기 때문에 이사를 자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인들이 빠져나가는데도 타운은 여전히 렌트 공급이 부족하다. 한인 대신 비한인들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낡고 싼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재개발로 인한 렌트비 상승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있고 대신 재력이 있는 비한인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한인들은 원치 않아도 이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전문 웹사이트 '질로닷컴'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A지역 저가 아파트의 임대료 상승세가 고가 아파트보다 높다. 전년 대비 27.5%나 상승했다.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그 상승폭이 너무 높다.
전국부동산 분석 웹사이트 '포인트2홈스(point2homes.com)이 지난해 코리아타운 5개 집코드(90004, 90005, 90006, 90010, 90020)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가구당 중간소득은 3만4863달러. 세금을 제외하지 않고도 월 300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2베드룸, 월 2400달러의 렌트비를 내고 나면 손에 남는 돈이 거의 없는 셈이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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