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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병' 수두·백일해 늘어…10년 단위로 백신 맞아야

예방접종 효과 높이려면

백신은 일종의 모의 훈련이다. 바이러스를 약하게 해 체내에 투입하면 항체가 생성되고 진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모의훈련이 완벽했다고 재난을 완전히 막아낼 수는 없는 것처럼 백신은 질환을 100% 예방하지 못한다. 백신에 따라 예방률은 75~98% 정도다. 백신을 맞아도 얼마든지 해당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최대 5차에 이르는 접종을 지키지 않으면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성인이 된 후에도 10년 단위로 예방접종을 해야 가족.학교.직장 등에서의 2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김진구 기자

수두·백일해.볼거리 같은 '옛날 병'이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수두는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의 경우 20년 전 백신이 도입된 후 한때 완전 퇴치를 목전에 뒀지만 2006년 1만2027건, 2010년 2만4400건, 2015년 4만6330건으로 최근 10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수두백신 접종률이 96.2%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하리만큼 높은 수준이다.

의학계에선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백신을 맞았는데도 해당 질환에 걸리는 현상을 이른다. 수두는 유난히 돌파 감염 비율이 높다. 수두의 경우 백신을 맞았을 때 항체가 생성되는 비율이 77~82%로 다른 백신에 비해 낮은 편이다. 돌파 감염의 경우 증상은 가볍게 지나가는 편이지만,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유행할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백신을 맞았는데도 질환에 걸렸다며 많은 부모가 불만을 제기하지만 의학 교과서에서도 수두는 돌파 감염 비율이 높다고 돼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높은 예방접종률에도 수두 발생률이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예방접종을 받은 환자 가운데 11~17%가 수두를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돌파 감염 비율이 40%까지 나타난 곳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2006년부터 접종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그 결과 발병률은 2010년 이후 5% 내외로 줄었다.

접종 횟수가 늘면 당연히 예방 효과도 커진다. 백신에 따라 많게는 5차까지 추가 접종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1차 접종률에 비해 2~5차 접종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백신은 질환을 100% 극복하는 방패가 아니다. 추가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이 일정 수준 이상 되면 지역사회에 해당 질환이 크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

대다수 백신의 면역력이 10년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러한 돌발 유행의 원인이다. 유행성 이하선염(일명 볼거리)의 청소년 감염이 늘어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한국에서 볼거리 환자는 2006년 2089명에서 2012년 7492명, 2015년 2만3448명으로 급증했다. 2015년 기준 환자의 절반이 10~19세였다.

현재 홍역.볼거리.풍진 백신(MMR)은 출생 후 12~15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접종을 받도록 돼 있다. 볼거리 백신의 면역 유지기간은 8~10년. 10대 중.후반부터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중.고등학교에서 볼거리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영국은 2005년 볼거리가 크게 유행한 이후 MMR을 10세 및 16~23세에 추가로 접종하는 방향으로 권고안을 수정했다. 청소년.성인이라도 A형.B형 간염, 뇌수막염, 일본 뇌염, 홍역.볼거리.풍진,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장티푸스와 같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10년 단위로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김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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