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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인터넷의 시작인 야후는 왜 팔렸을까

장병희/사회부 부장

대마불사.

대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이 말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통하는 얘기인지 모르나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는 이런 뜻의 말은 없었던 것같다.

사람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난 주 가장 큰 뉴스는 '야후의 매각'이었다. 야후의 시작은 인터넷의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스티브 잡스의 '애플1'을 퍼스널 컴퓨팅의 시작으로 보는 것과 같다. 지금은 무언가를 찾을 때 주저없이 구글을 찾지만 1990년대에는 야후를 타이핑하고 뭔가를 시작했다. '포털'이라는 단어도 처음 알게 됐고 당시까지만 해도 유료였던 이메일도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했다.

야후의 패퇴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인터넷에 정통한 사람들도 모르기 쉽지만 야후의 검색창과 구글의 검색창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한다. 야후는 디렉토리 결과를 검색해 주는 것이고 구글은 시스템에 의해서 연관 페이지를 근거로 검색 결과를 내주는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야후는 알바생을 동원하여 수작업을 해야 하고 구글은 프로그램이 처리한다. 구글의 두 창업자들이 초창기에 야후에서 먹고 살기 위해 알바를 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얘기다. 다시 말해서 인력을 동원하는 야후가 기계로 운영되는 구글에 밀린 것이다. 이들은 시작부터 기술 때문에 이미 승패가 나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야후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2000년부터 야후가 구글 검색엔진을 사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뾰족한 작업을 찾지 못했고 그래서 포털에 목을 매고 콘텐트 회사로 변신을 시도했다.

구글이 뜨기 직전, 바로 닷컴 열풍이 무너지기 전의 야후 가치는 1250억 달러였다. 그리고 혁신이 부족했던 야후는 2008년 446억 달러에 검색엔진에 목말라하던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릴 뻔했다. 이번에 알려진 야후의 매입 가격은 48억 달러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버라이즌이 야후를 산 목적이다. 야후의 검색엔진이 탐났을 리 없고 운영진이나 개발팀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바로 비디오 콘텐트다. 야후는 검색엔진 경쟁에서 물러서면서 콘텐트에 주목했고 끊임없이 이런 저런 회사들을 매입해서 덩치를 키웠다. 실패한 음란 사이트 텀블러도 그중 하나지만 음식, 여행, 기술 같은 주제의 디지털 자료를 생각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매각으로 주주들은 큰 손해를 보지 않을 것같다. 왜냐하면 지난 2005년 중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의 주식 40%를 40억 달러에 샀는데 그것이 올라서 그동안 여러번 팔았는데도 지분 15%로 310억 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버라이즌은 왜 야후의 콘텐트를 샀을까.

현재 동영상 콘텐트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회사가 어디일지 따져보면 이해가 쉽다. 현재 영화나 드라마 콘텐트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합종연횡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버라이즌도 동영상류의 콘텐트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AOL같은 전설 속의 인터넷 회사를 구입하기도 했다.

공룡 기업들의 몸집 키우기는 곧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이는 5G 때문이다. 현재 LTE보다 100배가 빠르다고 한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은 속도가 빨라지면 영화 다운로드만 빨라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본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주위로 날아다니는 데이터의 용량이 터무니 없이 커질 것이다. 그러면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벌어진다. 자율 주행차나 드론 같은 일종의 모바일 기기가 유의미하게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상영되는 콘텐트도 엄청날 것이다. 그때 손으로 턱을 괸 채 멍하니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버라이즌의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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