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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식품 반짝 효과…운동 병행해야 요요 없다

지방 흡수 막는 칼로리커팅제의 허와 실

굶지 않는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다. 많은 사람이 평소처럼 먹으면서 살을 뺀다. '칼로리커팅제' 덕분이다. 섭취한 음식의 열량이 지방으로 몸속에 쌓이는 과정을 차단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지면서 칼로리커팅제가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TV에서도 칼로리커팅제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소비자 사이에선 다이어트 약으로 통한다. 하지만 칼로리커팅제는 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다. 효능에 대한 오해도 많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뜨고 있는 칼로리커팅제의 허와 실을 짚었다.

류장훈 기자

주부 이은정(여.37) 씨는 네 달 전 블로그를 통해 칼로리커팅제를 처음 접했다. 순환운동.요가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터였다. 매번 한 달을 버티지 못했다. 평소처럼 먹어도 다이어트가 된다니 더 바랄 나위 없었다. 이씨는 곧바로 칼로리커팅제를 구입해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두 달 후 체중은 오히려 조금 늘었다. 이씨는 "효과를 느끼지 못해 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중에는 다양한 칼로리커팅제가 나와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칼로리커팅제는 열대식물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열매 껍질 추출물인 '하이드록시구연산(HCA)'과 키토산의 주성분인 '폴리글루코사민'을 유효성분으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식사 직전에 먹으면 섭취한 음식과 함께 작용해 지방으로 쌓이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지방 변환 끊고, 몸속 지방 배출하고

작용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HCA 제품은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원리다. 탄수화물은 필요 이상 섭취하면 분해됐다가 지방산으로 합성돼 몸에 축적되는데, 지방산 합성에 사용되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폴리글루코사민 제품은 섭취한 음식물의 지방이 몸에 흡수되는 것 자체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성분이 지방을 흡수해 장을 통해 함께 체외로 배출되는 원리다. 이 제품은 최근 한 대기업 임원이 SNS에 사진과 함께 다이어트 약으로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단기간 연구결과에 불과

효과는 어떨까. 근거로 제시되는 동물.인체 실험 결과는 적지 않다. 종합해 보면 HCA의 경우 체질량 지수(BMI, 20~24 정상)가 26 이상인 성인을 대상으로 하루 750~2800㎎(일일권장섭취량)씩 8주간 섭취하게 한 결과 체중.체지방량.BMI.에너지섭취량이 각각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결과다. 칼로리커팅제만 먹어도 다이어트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좀 다르다. 칼로리커팅제가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연구결과의 한계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칼로리커팅제로 지방이 쉽게 차단되지 않는다"며 "체중감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효과인데 근거로 제시된 연구기간은 대부분 8주로 짧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몸에는 항상성이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지방) 흡수를 안 하는 것을 몸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실제 효과를 본 비만환자를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는 "칼로리커팅제를 섭취하고 싶어 하는 비만환자에게는 직접 경험해 보도록 한다"면서 "보통 1~2개월 안에는 효과가 없다며 끊는다"고 말했다. 성 교수도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먹지만 결국 모두 몇 달 지나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가짜약보다 나은 것 없다는 연구도

칼로리커팅제 효능에 대한 논란은 20여 년 전에도 있었다. 저명 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ㆍ1998)에는 칼로리커팅제가 단지 플라시보 효과(가짜 약을 진짜 약인 줄 알고 먹었을 때 보이는 효과)에 그친다는 논문이 실렸다. 성인 135명을 대상으로 HCA 투여군(66명)과 위약군(69명)으로 나눠 12주 동안 체중감량 효과를 관찰한 결과, HCA 투여군은 약 7파운드, 위약군은 이보다 많은 약 9파운드의 체중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위약(가짜약)을 넘어선 어떤 체중감량 효과도 얻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폴리글루코사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폴리글루코사민은 HCA보다도 등급이 낮은 생리활성기능 2등급 원료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및 기준.규격 인정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HCA는 '체중감량에 도움을 준다'는 생리활성기능 1등급인 반면, 폴리글루코사민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가능성만 언급된 2등급이다.

건기식은 약 아냐…운동이 필수

따라서 건강기능식품의 한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성은주 교수는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이란 말 때문에 효과를 기대하지만 어디까지나 약이 아닌 식품"이라며 "인정 기준도 약과는 달리 효능보다 안전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움직이지 않는데도 다이어트가 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한다. 성 교수는 "비만의 원인은 먹고 안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런 생활환경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칼로리커팅제를 운동하면서 복용할 때 시너지를 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운동영양학회에 따르면 12주 동안 운동만 한 군은 체중이 1.12파운드 감소했지만 운동과 HCA 섭취를 같이 한 군은 2.38파운드나 빠졌다.

운동만 한 효과의 2배다. HCA만 섭취한 한 군은 체중이 0.97파운드 증가했다. 김범택 교수는 "체중 감량 시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 추가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체중 감량을 유지하려면 운동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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