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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2공장은 무산 아닌 유보된 것”

한국 정치권 눈치·미 시장 판매 둔화 등 변수
앨라배마·테네시 등 주정부들 유치경쟁 여전
몽고메리 공장 인근에 들어설 가능성 여전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현대차 제1공장에 이어 현대차 제2공장의 남동부 진출 꿈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 및 앨라배마주 자동차 업계 소식통들은 “현대차 제2공장 건설이 잠시 유보됐을 뿐, 무산된 상황은 아니다”라는 점에 견해를 같이 한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현대차의 제2공장 건설에 대한 의지는 비교적 확고해 보이지만 또다른 대규모 해외공장을 신설하는 것에 대한 한국 정부의 못마땅한 시선과 세계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게 흘러가면서 유보된 것”이라고 전했다. “제2공장 진출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면 재추진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작년 한국 언론에서는 현대차가 현재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인근 유휴부지에 제2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연내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보도에 대해 현대차 측은 “미국내 제2공장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공장부지나 착공시기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내 제2공장을 둘러싼 현대차의 심경은 최근들어 더욱 복잡해졌다. 무엇보다 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해 온 현대차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자연히 설비 증설에 신중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대차가 발표한 미국내 판매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투 톱’ 차종 쏘나타와 아반떼의 올 상반기 판매량이 20만707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22만4519대보다 2만 4500대 가량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미국 시장 판매는 37만4061대로 0.8% 증가에 그쳤다.

이는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쏘나타급 모델의 판매 경쟁이 치열한데다,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 미국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SUV 차종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내 차 판매량이 다시 늘지 않으면 자연히 제2공장 건설의 추진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한국내 정치상황도 살펴야 할 입장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한국 정부의 골칫거리인 상황에서 현대차가 ‘해외공장 신설’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앨라배마와 테네시 등 남동부지역 주정부들은 여전히 현대차 제2 공장 유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테네시 주정부 인사들은 한국을 방문해 현대차 수뇌부와 만남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정부 인사들이 현대차 제2공장 유치건을 언급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회사측에서 아예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만큼 현대차 제2공장 건설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면서도 “현대차가 제2공장 건설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미국과 한국의 정치상황이 변하는 시점에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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