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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모두가 바로 선교사입니다"

지난 17일 이민자 위한 미사
이민자 신자 3000여 명 참석

LA대교구가 주관하는 '이민자를 위한 미사'가 지난 17일 LA다운타운 지역 '천사의 모후 대성당(LA주교좌 성당)'에서 열렸다.

오후 3시30분에 미사가 시작됐지만 미사가 열리기도 전에 이미 지하 주차장과 대성당 앞 도로는 차들과 단체로 도착한 대형 버스들로 가득 찼다.

무더운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대형 광장의 분수대 주변에는 먼저 도착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 등을 찍으며 미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가는 눈 인사에는 '꿈을 안고 미국을 찾아 온 이민자'로서의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당신이 겪은 타국땅에서의 힘겨움을 나도 알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오후 3시30분이 되자 대성당의 3000여 좌석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봉사자들은 자리를 안내해 주느라 분주했다.

미사가 시작되자 일제히 일어나 대성당 중앙으로 입장하는 행렬을 흥겨운 성가의 템포를 따라 박수로 맞았다.

LA, 오렌지카운티, 샌버나디노의 3개 교구에서 이민자를 돕고 있는 가톨릭 단체 대표들이 팻말을 들고 등장했다. 서류미비자에게 운전면허증을 허가하도록,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클리닉 운영 그리고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 관련을 돕고 있는 단체들로 현재 남가주 가톨릭 교구에서 이민자의 권리와 특히 어린 자녀와 떨어져 있는 서류 미비자 가족들을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었다.

이어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할 30여 명의 사제단과 10여 명의 종신 부제단 그리고 호세 고메즈 LA 대주교가 입장하면서 미사봉헌이 시작되었다.

고메즈 대주교는 "이곳이 대성당(cathedral)인데 오늘은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대성당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서 한 가족"이라고 인사말을 했다.

멕시코 출신인 고메즈 대주교는 미사진행을 영어와 스패니시를 병행함으로 남미권 이민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강론을 통해 "지금 미국은 이 나라가 어디서 왔는지 잊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와 같은 이민자들로부터 이 나라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또 고메즈 대주교는 "미국에 온 이민자들은 모두가 선교사들"임을 강조하면서 "이 땅을 찾아 온 목적이 다를 수 있지만 신앙의 차원에서는 하느님이 부르셨기에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이민자로서의 사명은 "이민 선조가 갖고 온 가톨릭의 신앙을 이웃에게 '좋은 표양'을 통해 전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론했다.

미사 후 베트남, 과테말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나와 '보트 피플' 혹은 어렵게 국경을 넘어와서 서류미비자로서 얼마나 불안한 생활을 했는지 그리고 교구 도움으로 어떻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닦는 어려운 상황의 이민자들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한 남미계의 남성은 "이 미사에 온 많은 사람이 체류신분 때문에 고통받고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나 역시 그랬고 교구 도움으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글라라 한씨는 "신분이 아직 해결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주변의 한인 및 타인종 이민자들을 소홀히 한 것이 미안하다"며 "이 미사에 처음 왔는데 이민자를 위한 기도가 중요함을 느꼈다"며 한인들의 동참이 더 필요함을 지적했다.

한편, 한인커뮤니티에서는 예영해 종신 부제가 참석했다.

예영해 종신부제는 "고메즈 대주교님의 지난해 강론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 교황께서 성인품에 올린 스페인 출신으로서 이곳에 선교를 왔던 세라 성인이 만일 자신의 나라에 그대로 살았다면 성인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며 "나 역시 이민 오지 않았다면 종신 부제로서 신앙생활은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대주교님의 말씀처럼 이 땅에 온 것은 결코 우연이나 자기 의지가 아닌 하느님의 부르심임을 믿을 때 힘들지만 이민생활의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날 미사의 의미를 새겼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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