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8년 대선'…한인 투표율 64% 역대 최고
연중기획-OC본부 2016년 어젠다 '올해는 선거의 해'
6·7 예선으로 본 한인 선거 참여 현주소 시리즈
단체들 '꿈틀'…'80/80' 운동과 시너지 기대
8년 전 기록 뛰어넘자
대선의 해와 중간선거의 해, 예선과 결선을 구분하지 않고 2004년 이후 가주 광역선거 한인 투표율 변화 추이를 보면 한인 투표율의 등락은 OC전체 투표율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오르면 같이 오르고 내리면 같이 내린다.
이래선 결집된 한인표의 위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인표가 선거에서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투표율 절대치도 높여야 하고 OC전체 투표율과의 격차도 줄여야 한다.
절대적인 투표율만 놓고 볼 때, 집계가 시작된 이후 OC한인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선거는 8년 전인 2008년 치러진 11월 대선이다.
<표 참조>
당시 한인 투표율은 64%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투표율이 높았던 시기는 62.6%를 기록한 2004년 11월 대선이다. 투표율에 관한 한, OC한인사회는 2008년 이후 오히려 퇴보한 것이다.
무엇이 2008년 11월과 그 이후의 투표율 차이를 낳았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한인단체들의 지속적인 캠페인 열기라고 볼 수 있다.
2004년 11월 선거에선 강석희, 최석호 후보가 어바인에서 '한인 시의원 동반당선'이란 신기원을 이뤘다. 2008년은 강, 최 시의원이 재선에 나서고 버지니아 한, 스티브 황보 후보가 각각 풀러턴과 라팔마 시의원 선거에 도전,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인 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한 해다. 한, 황보 후보는 비록 낙선했지만 OC한인사회에 정치 참여 바람이 부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황보 후보는 2년 뒤인 2010년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2004년과 2008년, 특히 2008년엔 OC한미연합회와 OC한미시민권자협회, OC한인회, OC한미노인회 등을 비롯한 많은 한인단체가 한인마켓 등지에서 대대적인 유권자등록 및 투표참여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였다. 작고한 리처드 최 OC한미연합회장은 당시 "선거는 바람이다. 바람이 불어야 한다. 여기저기서 유권자등록을 하고 선거에 참여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는 모습을 본 한인은 자신도 유권자등록을 하고 투표할 마음을 먹게 마련"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대선 '민주당 바람' 예고에 공화당 한인후보 긴장
시리즈 상편에서 언급했듯이 6·7 예비선거의 한인 투표율은 37.6%에 그쳤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2012년 6월 대선 예비선거 당시의 22.4%에 비해 17%p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4년 전 26.5%에 그쳤던 OC전체 투표율이 49.6%로 뛰어올라 한인표의 위력이 반감됐다. 6월 선거의 한인과 OC전체 투표율 차이는 12%p다.
<표 참조>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맞붙는 오는 11월 대선에선 OC투표율이 70%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민주당원이 대거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주지사를 선출하는 중간선거의 해엔 공화당원의 투표 참여율이 높다. 그러나 중간선거의 해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보이는 민주당원들은 대선이 열리는 해엔 대거 투표소를 찾는다.
특히 6·7 선거에서 OC민주당원들은 전에 없이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총 46만7493명 중 무려 72.5%에 해당하는 33만9003명이 투표에 임한 것.
반면, 공화당원 투표율은 52.1%에 불과했다. 전체 55만7787명 중 29만468명만이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OC정가에선 오렌지카운티에서 투표를 한 민주당원 수가 공화당원 수를 앞선 것도, 민주당원 투표율이 공화당원 투표율을 20%p 가까이 압도한 것도 지난 달 선거가 사상 처음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OC의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은 6월 선거에서 나타난 현상이 11월 선거에서도 반복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11월 선거에 출마한 영 김 가주 65지구 하원의원, 최석호 가주 68지구 하원의원 후보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둘 모두 공화당원이기 때문이다.
두 한인 중엔 최 후보가 한결 여유있는 입장에 있다. 68지구 등록유권자 가운데 공화당원이 43.4%에 달해 28.4%인 민주당원 비율보다 15%p 가량 높기 때문이다.
반면, 김 의원의 65지구는 근소한 차이지만 민주당원(36.91%)이 공화당원(35.51%)보다 많다. 게다가 김 의원이 11월에 맞붙을 민주당의 섀런 쿼크-실바 후보는 6월 선거 당시 54.3% 득표율을 올려 현역인 김 의원(45.7%)을 8.6%p 앞섰다.
많은 한인단체 관계자들도 이런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김종대 OC한인회장은 "한인 가주하원은 배출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 역시 그 이상 어려운 것 같다"면서 "11월 선거에선 한인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인후보가 출마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대선이 많은 흥행요소를 갖추고 있기에 한인 투표율도 4년 전에 비해선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11월 대선 당시 OC한인 투표율은 53.9%였다. 당시 한인과 OC전체 투표율 차이는 13.4%p였다.
한인단체 캠페인 열기 지펴질까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OC한인회, OC한미노인회를 비롯한 많은 한인단체가 유권자등록 및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뉴욕의 KACE(시민참여센터)가 주도하는 전국적인 캠페인 '80/80'이 OC에서도 열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80/80'은 유권자 자격을 갖춘 한인의 80%가 등록을 하고 이 중 80%가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자는 뜻이다.
마침 OC에선 한인후보가 대거 11월 선거에 출마한다. 주의회 선거를 치를 영 김 의원과 최 후보 외에도 피터 김 라팔마 시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지니 안씨는 어바인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다. 또 브레아에선 에스더 임씨, 풀러턴에선 제시 조씨가 각각 교육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래저래 OC한인사회에 대대적인 선거참여 캠페인 바람이 불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관건은 한인단체들이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느냐다. 마침 OC한인회는 피터 김 라팔마 시의원, 르네 최(영 김 의원 보좌관), 세실리아 홍과 티파니 김(미셸 박 스틸 OC수퍼바이저 보좌관), 제시 조, 박진하, 유진 김, 제니스 김씨 등을 포함한 10명을 차세대 한인회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차세대 한인회를 통해 미래의 정치 지도자 발굴, 지원에 힘쓸 계획이다.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2016 미주한인 풀뿌리 운동 콘퍼런스'에 참가하고 돌아온 박동우 멘토23재단 고문은 "소수계 커뮤니티 정치력은 결국 누군가 출마하고 유권자가 그에게 표를 줘야 커지는 것"이라며 "11월 선거에서 한인 선출직 공직자가 대거 배출되도록 많은 한인이 투표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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