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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트럼프의 '천지창조'

공화 대통령 후보 추대
벤투라, 주지사 당선이
'정치 투신' 결정적 계기
솔직 화법, 때론 광대
무엇을 말하는지 보다
어떻게 말하는지 배워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19일, 마침내 공화당 공식 대통령 후보로 추대된 도널드 트럼프는 1980년 10월 TV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대통령 출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출마 연령조건도 채우지 못했던 34살이었다. 그는 "개스값은 너무 비싸고, 인플레이션도 심각한 문제다. 다른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미국을 뜯어먹고 있다. 미국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선 출마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지금 대선후보로 출마했다면 당선되기 힘들었을 것이다"며 "그는 잘 생기지도, 잘 웃지도 않는 인물이었다. 오늘날 TV 시대에 통하지 못한다. 오늘날 대선후보들의 문제는 거짓된 미소를 지으면서 거짓말만 늘어놓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은 있지만, 이들은 언론의 비난을 두려워해 쉽사리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부동산 비즈니스에만 몰두했다. 그런데 그의 정치 꿈에 불을 지핀 사나이가 나타났다. 바로 프로레슬러이자 영화배우 출신인 제시 벤투라다. 벤투라는 민주와 공화당원이 아닌 '아웃사이더'였다는 점이 트럼프의 흥미를 당겼다.

개혁당 후보로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벤투라는 바닥 지지율에서 출발했지만 '솔직 화법'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고, 결국 2000년 1월 주지사 취임 선서를 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T셔츠 등을 팔면서 선거자금을 충당해 큰 손들에도 의존하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트럼프는 곧바로 벤투라와 면담을 요청했다. '광대후보'라는 비아냥을 듣던 벤투라가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 그 방법이 궁금했다.

당시 벤투라의 캠페인 매니저였던 딘 바클리는 "솔직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엇을 말하는지보다는, 어떻게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고, 설교보다는 대화하듯 청중에게 말하라"고 조언했다.

이때 트럼프는 개혁당 대선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돌연 출마를 포기했다. 제3당 후보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벤투라와의 만남 이후 자극을 받은 트럼프는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뛰어들었다. 후보들에 지갑을 활짝 열며 정계에 발을 넓혔다. 민주와 공화당 가릴 것 없이 후원금을 쏟아부었다. 연방선거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95년~2016년까지 트럼프는 로컬과 주, 연방단위 선거에서 최소 310만 달러를 지급했다.

1999년~2012년에 당만 7번 교체했다. 2012년에 그는 공화당 대선후보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전당대회 현장에서 만난 트럼프 캠페인 관계자 한 명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게 있는데 당시에도 트럼프는 큰 인기를 끌었었다"고 했다. 실제로 4년 전인 2012년 NBC/월스트리트저널 4월 여론조사에서 그는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음에도 밋 롬니에 이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티파티 멤버들 사이에서는 지지율 1위였다.

결국, 그는 롬니를 지지하기로 했다. 캠페인 관계자는 "롬니가 오바마에 패했을 때 트럼프는 정말 큰 절망에 빠졌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는 사기다"며 분개했다. 캠페인 관계자는 "롬니가 낙선하고 12일 뒤에 트럼프가 연방특허상표청에 문구 하나를 등록했다"고 말했다.

그 문구는 지금 트럼프가 사용하고 있는 선거 슬로건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이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 =원용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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