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관식, 클리블랜드 전당대회를 가다
미국을 다시 한 번 안전하게!
전당대회 밖에선 “노 트럼프!”
공화당 전당대회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18일 시작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관식이다. 라인스 프리스 공화당 전당대회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전당대회 개막을 선언한다”며 “2016년 전당대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첫날 주제는‘미국을 다시 한 번 안전하게 만들자(Make America Safe Again).’ 하지만 첫날부터 전당대회 안팎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특히 대회장 밖은 아침부터 트럼프 반대 단체들로 붐볐다. 클리블랜드 다운타운 도심이 떠나갈 정도로 연거푸 “노 트럼프(No Trump!)”를 외쳐 트럼프를 향한 반대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더 주목받은 첫날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드웨인 듀카커스(38) 씨는 “트럼프의 좌충우돌식 캠페인에 넌더리가 난다”며 “사람들 사이에 장벽을 세우고, 쇄국정책을 펼치려는 그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을 망치려고 작정한 사람같다”고 일갈했다.
경비도 삼엄했다. 대회장인 2016 NBA 챔피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홈구장 퀴큰론스 어리나는 철조망과 콘크리트 바리케이드가 사방에 설치됐고, 5000명 넘는 경찰력이 투입됐다.
크리스 매튜스 MSNBC 진행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지지자층이 그 어떤 후보보다 열렬하지만 그를 반대하는 안티 트럼프 목소리도 이에 못지않다”며 “지난 50년간 미 정치를 보도했지만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기득권과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연설자 면면에서 알 수 있다. 공화당 관계자는 “지명도가 높은 공화당 의원들이 거의 다 연사 초청에 퇴짜를 놓았다”로 말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자신의 텃밭인 연예계에 의존해야 했다.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자 보수 개신교 신자로 널리 알려진 ‘덕 다이너스티(Duck Dynasty)’의 윌리 로버츠슨을 배우 스캇 베이오, 안토니오 사바토 등을 연사로 초청했다. 베이오와 사바토 등은 한물간 배우들로, 친 트럼프 관계자 한 명은 “연사 초청 수준으로 볼 때 솔직히 참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으로는 트럼프의 친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톰 코튼 아칸소주 연방상원의원, 앨라배마주 연방상원의원 제프 세션 등이 연설했다. 이들은 리비야 벵가지 미 대사관 피습 사건의 피해자 가족이 나와 피해 상황을 전하며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잠정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한편, 공화당은 대선정강에서 북한을 노예국가로 규정하고 이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퀴큰론스어리나(클리블랜드)=원용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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