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 맹신도 옛말…이젠 한국차가 甲”
‘일본풍 잠재운 토종 브랜드’ 기아차 하워드 임 홍보부장
JD파워 전체 브랜드 27년만에 첫 1위…“해낼 줄 알았다”
기아자동차가 국제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지난달 발표한 2016년 자동차 초기품질지수(IQS) 평가에서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렉서스,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제치고 포르셰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지 1년 만이다. 마침내 올해는 포르셰마저 밀어내고 정점을 찍었다.
이번 조사에서 프리미엄이 아닌 일반 브랜드가 1위를 차지한 것은 2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품질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도요타는 현대자동차에 이어 4위로 밀려나며 자존심을 구겼다. 렉서스는 8위, 혼다는 평균 이하로 밀려났다. JD파워는 기아차가 일본차의 확실한 대안 브랜드가 됐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워드 임 기아차 미주법인 홍보부장은 “일본차에 대한 한인들의 맹목적 광신도 이젠 옛말이 됐다”고 강조했다.
미주시장에서 기아차를 비롯한 한국차의 눈부신 성장세에 힘입어 한국차에 대한 막연한 불신도 거의 사라졌다며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 부장은 지난 2000년 기아차에 입사했다. 올해로 16년째 기아차를 신발 삼아 전국을 누비고 있다. 그 사이 한국차의 위상은 실로 놀라운 변화를 거듭했다.
그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JD파워 조사에서 기아차가 37개 브랜드 중 37위였다”고 말했다. ‘꼴찌’였다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형편없는 평가를 받던 시절도 있었다.
이 때문에 초년 시절에는 JD파워 노이로제에 걸린 것과도 같다고 했다. 임 부장은 “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6월 셋째 주 화요일이면 머리에 불이 난 듯 초조해졌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치고 올라왔다. 격세지감이었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기아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임 부장은 “해낼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기아차 미주 본사를 방문한 JD파워의 부사장은 “이제 기아는 경제성만 갖춘 브랜드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으며 다른 회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고 했다.
코웃음 치던 혼다와 토요타가 뒤바뀐 판세에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항간에는 혼다차가 기아차의 일일 판매량을 날마다 집계한다는 말도 떠돈다. 강력한 경쟁 브랜드로 인식한다는 방증이다.
임 부장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기아차의 야심 찬 계획은 전 부문, 모든 조사에서의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컨슈머리포트의 ‘연간 자동차 신뢰도 조사’에서 4계단 껑충 뛰어오른 6위로 선정된 것은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임 부장은 “2~3년 뒤 기아차가 내구성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JD파워 조사 결과에서 기아차의 미국시장 최장수 모델이자 주력 차종인 스포티지가 소형 SUV 초기품질지수 부문 최고에 꼽히기도 했다.
최근 출시된 2017년형 스포티지는 기아의 근거있는 자신감이 결집된 모델이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유럽 스타일의 개성있는 디자인과 넓지만 조밀하게 짜여진 실내, 2.0 터보엔진을 장착한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이 장점이다.
상품성이 좋다보니 소형 SUV 붐을 맞아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워드 임 부장은 “새로 출시된 스포티지는 자동차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파워트레인, 트랜스미션, 서스펜션 3개 부분에서 모두 최고의 평가를 듣고 있다”며 기아차의 끝없는 성장과 도전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조현범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