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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추스리며 차분…판결 '수용' 여부 관심

나성영락교회 담임목사 면직 후 첫 주일예배 표정

주보 담임목사 이름 그대로
예배 사회·설교는 부목사가
대책위원회 "이번 판결 부당"
당회 "예우 갖춰 결별할 것"


10일(일) 오전 나성영락교회. 젊은층을 위한 열린 예배(3부·오전 10시)가 진행되기 전이다.

지난 6일 소속 교단인 해외한인장로회(KPCA)가 교회 분규의 책임을 물어 담임인 김경진 목사에게 면직 판결을 내린 후 첫 주일 예배였다. 교회 분위기는 차분했다.

주보를 폈다. 광고란에는 짧은 한 줄로 총회 재판 결과가 실렸다. 그러나 주보 앞면에 '담임목사 김경진'이라는 문구는 그대로였다.

이 교회 관계자는 "노회에서 파견된 임시당회장이 교회를 배려한 것 같다. 재판 결과로 마음이 상한 교인도 있고, 당회가 재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름까지 바로 빼는 건 야박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 목사는 보이지 않았다. 예배(총 6부) 사회와 설교는 부목사들이 돌아가면서 맡았다.

3부 예배 설교 제목은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안용주 목사)'다. 함축된 의미가 이번 사태와 무관치 않아 보였다. 하지만, 설교에서는 교회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교회 교인 김모씨는 "신문을 통해 (담임목사 면직) 소식을 접했다. 잘잘못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 교회 내에서는 젊은층과 시니어층이 서로 의견이 나뉜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시니어 신도들이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담임목사를 옹호하는 수습위원회 입장이 담긴 전단지다.

수습위원회는 이번 재판의 부당함을 언급하며 기소 및 재판과정에서 총회 헌법 절차가 무시됐으며, 김 목사에게 항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수습위원회는 판결을 두고 교단에 항의서한을 발송한 상태다.

교인들은 연령층에 따라 반응이 달랐다.

한 여성 권사(69)는 "담임목사가 면직을 당할 만큼 죽을 죄를 지었는가. 도대체 이런 판결이 어디 있느냐. 단순히 담임목사를 감싸는 게 아니다. 교단의 부당함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모(41)씨는 "대책위원회가 교단 법을 무시하고 임의로 일을 처리하다 보니 교인들이 여론에 휩쓸렸고 사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교단이 내린 결정에 반발해봤자 싸움만 커질 뿐이다. 그동안 설교 표절 등 담임목사에 대한 리더십 논란이 계속됐는데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수습위 관계자는 "일단 교단과 당회(시무장로 모임)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대응할 방침"이라며 "사회법을 통해 소송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 선임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목사 거취와 관련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자택에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당회는 이번 주 내로 임시당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당회 관계자는 "(면직에 대해) 당회는 아직 아무런 조치도 취한 게 없다. 곧 모임을 갖고 최대한 예우를 갖춰 결별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며 "교단 최고 기관인 총회가 내린 결정이기에 항소 같은 건 할 수 없다. 이번 결정을 수용하고 하루빨리 교회 정상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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