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물·장난감에 음식까지…곳곳에 위험요소
연방환경청 "전국 학교 절반 이상 공기문제" 경고
과다·장기노출되면 암 등 각종 질병 발병 원인
납 성분 수돗물은 2~5분 흘려보낸 뒤 사용해야
Q. 학교 내 공기중에서 유해 물질 '트리클로로에틸렌(TCE)'가 발견됐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아이들의 경우 독성 물질에 노출되면 흡수가 더욱 빠르고 큰 영향을 받는다는데,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 어떤 것이 있나요.
A. 공기 중 유해물질인 TCE 뿐만 아니라 납성분으로 오염된 교내 급수 시설도 큰 파장을 일으켰죠. 지난 3월 뉴왁 학군을 시작으로 레오니아와 팰리세이즈파크 등 최소 16개 학군, 뉴욕시와 롱아일랜드 등 일부 학교들에서도 기준치 초과 납 성분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연방환경청(EPA)에 따르면 미국의 11만5000개 학교 중 절반 이상이 열악한 실내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 건축과정에서 예산 부족으로 값싼 자재를 쓰기도 하고 공장 부지에 지어진 경우 사후 정화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EPA는 미국 학교들의 절반 이상에서 공기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각종 유해물질들과 관련 질병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트리클로로에틸렌(TCE)
살충제나 유기화합물의 합성원료 등으로도 사용되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금속 가공 공장에서 기계 세척용으로도 사용되는데요. 1991년 브롱스의 램프 공장 부지에 들어섰던 브롱스 뉴스쿨 내 카페테리아에서 지난 2011년 TCE가 뉴욕주 당국 허용치의 약 1만 배 높게 측정돼 학교 자체가 폐교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소변이나 땀을 통해 배출되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두통.졸음.현기증.수전증, 신장과 간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관련 질병: 혈액암, 유방암, 신장암, 자궁암, 백혈병
납
수돗물, 장난감, 식품에서까지 납 성분이 발견되는 곳은 다양합니다. 최근 뉴욕 일원에서 많이 문제가 됐던 납 성분 수돗물은 주로 2차세계대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의 노후한 배관이 주 원인입니다. 주로 사람의 뼈 속에 축적됐다가 아주 서서히 혈액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특히 어린이에게 치명적이며 뇌 손상,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복통, 변비, 쇠약감과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학습장애와 지능지수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수도관 납성분에 오염된 수돗물을 2~5분간 틀어놓아 흘려 보낸 뒤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련 질병: 용혈성 빈혈, 신경계 파괴
프탈레이트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독성 물질입니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인데 어린이 완구제품, 비닐봉지, 플라스틱 용기부터 샴푸와 린스, 매니큐어까지 들어가 있구요. 교내 학용품 등 문구류의 75%에서 발견되는 것이 바로 프탈레이트입니다. 성분은 비스페놀 A와 비슷합니다. 임신중인 엄마의 프탈레이트 농도가 높으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고 태아의 AGD 수치가 낮아져 생식기관 기형을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2005년 유럽연합(EU)은 독성.생태독성 및 환경과학위원회는 프탈레이트 6종의 위해성 평가를 통해 DEHP.DBP.BBP 등 3종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발암성과 변이독성, 재생독성이 있는 물질임을 확인했습니다.
▶관련 질병: 생식 기능 저하
비스페놀A(BPA)
1950년대부터 플라스틱제품 제조에 널리 사용돼 온 화학물질입니다. 가짜 여성호르몬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비스페놀A는 컵라면.스티로폼용기.캔 제품 내부 코팅.통조림 제품.영수증.일회용 플라스틱 등에 많습니다. 열이나 산에 약해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내용물을 넣으면 더욱 많이 나오게 됩니다. 동물이나 사람의 체내로 유입될 경우 내분비계 정상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입니다. 국립보건연구소가 지난 2008년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량의 BPA를 주입한 실험용 쥐에서 전립샘 종양이나 유방암.비뇨체계 이상.성조숙증 등이 발견됐습니다. 또 2013년 발표된 프랑스 남성 2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1996년에서 2005년 사이 비스페놀A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남성들의 경우 매년 1.9%씩 정자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경우 성인보다 1.5배 이상 영향을 받는다고 하네요.
▶관련 질병: 전립샘 종양, 비뇨체계 이상, 성조숙증,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쓰여 논란이 됐던 바로 그 독성물질입니다. 폐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독성 방부제 물질로 주로 샴푸나 화장품에도 들어있죠. 피부 흡수도는 크지 않지만 호흡기로 지속 흡수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물질입니다. 아이들의 경우 더욱 영향이 큽니다. 비슷한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비구아니드(PHMB)는 주로 콘택트렌즈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식염수에 들어가있는 성분인데 이 성분도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렌즈를 낄 때는 PHMB가 들어가지 않은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관련 질병: 간질성 폐질환
벤조피렌
화석연료 등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한 종류입니다. 간혹 보면 주차장 바로 옆에 운동장이 붙어있는 경우를 봅니다. 맨해튼의 S고교의 경우 야외 농구코트 바로 옆이 6차선 도로입니다. 이럴 경우 학생들은 운동을 하며 달리는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바로 먹는 셈이 되는데요. 가급적이면 자동차 매연이 심할 경우 숨을 크게 들이쉬지 않는 경우 외에는 딱히 예방법도 없습니다. 숯불에 구운 쇠고기나 가열로 검게 탄 식품, 쓰레기 소각장 연기, 담배연기 등에 포함돼 있습니다.
▶관련 질병: 각종 암, 돌연변이 발생
벤젠
벤조피렌과 비슷하게 담배 연기나 자동차 배기가스 또는 아교.접착제.가정용세제.페인트제거제, 쓰레기 매립지에서 나오는 침출수 등에서 발견됩니다. 에틸 벤젠이나 스틸렌을 제조하는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 등을 통해서도 노출됩니다. 그 밖에 고무나 정유.화학약품.구두제조 등의 공장과 가솔린저장소.주유소에 근무하는 경우에도 벤젠 노출이 쉽게 된다고 합니다. 중독시 증상은 체중감소.식약감.황달.빈혈.백혈구와 혈소판 감소 등 조혈 장애와 점막피부의 출혈증세입니다.
▶관련 질병: 백혈병, 혈소판 감소증, 방광암
아질산나트륨
햄이나 소시지 등 식육가공품 고기의 발색제로 사용됩니다. 자체로 독성 물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기의 단백질내 아민이라는 성분과 만나면 1급 발암물질이 된다고 하니 안심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급식에서 햄이나 소시지를 많이 먹는다면 그만큼 아질산나트륨에 많이 노출되는 셈입니다. 아질산나트륨은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을 파괴하는 주범입니다.
▶관련 질병: 악성 빈혈
비소
운동장에서 납이나 석면, 벤젠 등과 함께 발견될 수 있는 독성물질입니다.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구역질.구토.설사 등의 소화기 증세를 띠거나 신경마비.지각이상 등의 신경 증세를 보이며 탈모.색소 침착 등의 피부증세도 나타납니다.
▶관련 질병: 다발성 신경염, 지각 장해, 골수 장해로 인한 빈혈과 백혈구 감소증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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