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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예수를 광고하고 있나"

복음 광고 크리에이터 정기섭 인터뷰

기업 제품 광고하던 나
이젠 복음을 알린다
시대는 긴 메시지 거부
함축의 강렬함으로 승부

광고 크리에이터 정기섭(53·사진). 그는 인생의 본질을 광고한다. 예수의 가치 때문이다. 그는 "복음 광고쟁이"라 불러달라 했다. 기독교 복음은 함축할수록 메시지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역설의 힘이다. 그는 삶을 고찰하고 기도를 통해 신에게 아이디어를 묻는다. 신앙을 통해 체화된 삶의 의미가 어떻게 하면 광고에 담길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그를 직접 만나 '복음 광고'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들어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죽으려고 마음 먹었다"

'크리에이티브 넘버 원(Creative #1)'.

정기섭씨가 광고에 있어 가장 추구하는 가치는 창의성이다.

그 철학을 붙들고 1994년 독립광고회사인 '제이에드(J AD)'를 설립했다.

회사는 탄탄대로였다. 유명 대기업 광고까지 맡았다. 정씨의 작품은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클리오 광고제' 최종 리스트에까지 올라갈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사업이 확장될수록 신앙은 멀어져갔다.

"3대째 기독교 집안이라 교회는 계속 나갔는데 사업이 바빠지면서 하나님의 존재를 완전히 잊었죠. 그러다 IMF가 왔어요. 고객(광고주)들이 줄어들었고, 나중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회사문을 닫았어요. 한마디로 절망이었죠. 그때 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는 죽기 전에 세상에 '광고인 정기섭'이란 이름을 남기기 위해 모든 광고인의 로망인 프랑스 칸 광고제에 마지막 작품을 출품하게 된다.

"수상을 하게 되면 칸에서 멋지게 죽으려고 했어요. 그럼 최소한 내 이름은 석 자는 세상에 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때 저는 '해머(망치)' 이미지를 이용해 한 유명 대기업의 자동차 광고 작품을 냈는데 그게 다른 작품에 밀린 거예요. 너무 화가 나서 죽기 전에 도대체 무슨 작품이 금상을 받았는지 보러갔다가 거기서 제대로 망치에 한 방 맞았죠."

짧고 강렬했던 광고 문구

당시 인생을 마감하려 했던 정씨의 마음을 돌린 건 칸 광고제의 금상 작품이었다.

'신(God): 니체는 죽었다'

철학자 니체의 명언('신은 죽었다')을 역으로 이용한 광고다. 당시 싱가포르의 한 기독교 단체가 광고회사와 협력해서 출품한 작품이었다.

"그 짧고 강렬했던 광고 하나가 하나님의 존재를 다시 각인시키면서 죽으려고 했던 나를 살린 거죠. 그때 결심했어요. 복음의 메시지를 광고에 담는다면 나처럼 낙담하고 실패한 인생이 하나님을 만나는 접촉점이 될 수 있겠구나…하는 깨달음이었어요."

결심은 곧 사명이 됐다.

제품을 알리기 위한 아이디어가, 복음을 전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변환됐다. 그동안 수많은 기업이 고객이었다면, 그때부터 예수가 고객이 됐다. 넓었던 사무실이 노동의 현장이었다면, 이제는 기도의 골방이 '제2의 사무실'이 됐다.

복음을 광고하는 이유

정씨는 광고계에서 '복음 광고'라는 용어를 알리기 시작했다.

나사 이미지를 통한 '십자가로 풀고, 복음으로 조이고', 십계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손가락이 열 개인 이유', 비상구 이미지와 십자가를 결합시켜 '예수님은 유일한 비상구입니다', 빌립보서 3장7~9절에서 영감을 받아 '배설물을 왜 그렇게 좋아하십니까', 고난의 유익을 알리기 위해 '풋고추로는 고추장을 담글 수가 없습니다' 등 지금까지 70여 개의 복음 광고를 선보였다.

특히, 수의(壽衣) 이미지를 이용한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는 대한민국 공익광고 대상을 받았던 유명 광고다.

그에게 대뜸 '광고'의 정의를 물었다.

"한마디로 제품 소개입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데 목적을 두죠. 그런데 복음 광고는 인생의 본질을 알려서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거예요. 결국, 하나님을 영접하게 하는 게 '복음 광고'의 목적입니다."

정기섭씨는 오직 광고로 말한다. 요즘 시대는 긴 메시지를 꺼린다. 그래서 함축의 메시지는 울림이 크다.

그는 "기업들도 사활을 걸고 광고하는데, 오늘날 교회는 어떤가"라고 되묻는다.

광고인으로서 오늘날 교회에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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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광고는 중요한 문화 사역"

설교는 듣고나면 잊혀져
이제는 광고로 터치해야


-왜 광고인가.

"세상 기업들을 보라. 그들은 광고에 목숨 건다. 어떤 식으로든 기업 이미지와 철학을 소비자에게 호소하려고 한다. 광고는 사람에게 확 꽂히는 화살과 같은 메시지다.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그런데 기독교는 그 중요성을 잘 모르는 듯 싶다. 내가 깐느에서 봤던 '니체는 죽었다' 광고가 이미 16년 전 일이다. 광고는 일종의 문화사역인데 한국 교회는 그 부분에서 상당히 뒤처져 있다."

-복음을 광고하는 이유는.

"한국 교회 이미지가 안 좋은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복음도 가려지고 있다. 요즘 '안티 크리스천'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 신앙은 있는데 기독교에 실망해서 교회를 떠난 사람이 많다. 그만큼 교회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설교? 듣고나면 금방 다 잊어버린다. 그들에게 다시 기독교의 본질을 상기시켜주는 방법은 광고와 같은 '시각언어'라고 본다. 기독교에 냉담해진 마음을 터치해야 한다."

-교회는 그 중요성을 아는가.

"최근 영국을 보라. 무신론자들이 그들의 주장을 무엇으로 전하는가. 광고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광고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교회는 광고와 같은 문화사역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여러 방면에서 적극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나 같은 복음 '광고쟁이'들이 자꾸 배출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독교의 문화 사역 발전이 시급하다."

-어떤 식으로 광고를 하는가.

"요즘 교회 건물이 얼마나 큰가. 그 벽면도 좋은 광고판이 될 수 있다. 건물이 크니 교회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볼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현재 출석중인 교회(동숭교회) 외벽에도 복음 광고를 게시했다. 방법은 많다. 교회들이 매년 달력을 제작하지 않나. 그것도 교인들에게 복음의 메시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언제든지 광고가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

▶이메일: jad8888@naver.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jad8888

광고 크리에이터 정기섭은

현재 JAD 복음광고 대표다. 조선일보 광고 대상(자동차 부분), 미국 클리오 광고제 파이널 리스트 입상, 대한민국공익광고대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10년 상업 광고를 접고 본격적으로 '복음 광고' 크리에이터로 나섰다. 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의 도움으로 지난 2013년 '예수'라는 주제로 첫 복음광고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어 스페인, 터키, 프랑스 등에서도 전시회를 했다. 프라미스교회(7월15~17일), 워싱턴필그림교회(7월20일), 워싱턴중앙장로교회(7월22~24일), 워싱턴열린문교회(7월31일) 등에서 미주 지역 전시회와 간증집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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