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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학의 정석] 미 대입시험 불법 문제 유출, 시험 주관처 책임·개선 필요

존 김 원장 / 쿨김아카데미

지난 6월 11일 토요일 한국과 홍콩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던 미국 대입시험 ACT(American College Testing)가 전면 취소되었다.

이날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시험장에 도착해서야 시험이 취소된 사실을 알고 발길을 돌리는 등 혼란을 빚었다. 강남의 유학준비 학원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날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ACT 시험이 시험 시작 직전 돌연 취소됐다.

ACT 시험 주관사인 ACT는 이날 한국과 홍콩에서 진행되는 시험에 등록한 학생들에게 새벽에 이메일을 발송해 "한국과 홍콩의 모든 시험장에서의 시험 일정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ACT는 "이 지역들의 시험이 사전에 유출(compromised)된 것으로 보인다는 신뢰할만한 증거들을 입수했기 때문"이라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언론들이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SAT 시험지 유출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언급했다. 지난 5월 15일 MBC에서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SAT 1과 SAT 2, 그리고 ACT까지 시험지 유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다뤘다. 하지만 언론 보도들은 이구동성으로 "시험지 유출은 부도덕한 것"이라는 게 주요 논점이었다. ACT 본사와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의 무능하고, 안일한 관리에 대해서 지적하는 보도는 거의 없었다.

학원가에서 돌아다니는 소식을 들어보면 SAT가 최근 개정되고 잦은 문제유출 의혹에 시달리면서 ACT로 넘어가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단순히 SAT 시험 개정과 잦은 문제 유출 의혹 때문일까? 그리고 ACT는 믿을 만하기 때문에 시험을 바꿀까? 서울 대부분의 유학/어학원 관계자들이 들으면 실소를 터뜨리는 이야기다.

ACT시험지 유출사태는 몇년 전부터 '준비된 시한폭탄'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을 정도로 예고된 일이다. 한국 학원가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SAT 1이나 2의 구분 없이 거의 모든 자료들이 유출되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언제 어디서나 제한없이 사용하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ACT나 SAT를 주관하는 기관들의 시험관리는 전혀 시대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칼리지보드는 한국에서 SAT 시험을 보는 학생들에게 국제수수료(International Process fee)라는 명목을 붙여 42달러를 추가 징수한다. ACT도 역시 인터내셔널 학생 추가 비용이라고 40달러를 더 받는다.

하지만 칼리지보드는 대한민국 검찰이 문제지 불법유출 수사를 위해 협조를 요구했지만 지난 2년이 넘도록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기사를 보면 칼리지보드는 문제가 계속 유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계속 재사용할 방침이라고 공개했다. SAT나 ACT 시험 주관처들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만 가면 문제가 흐지부지 조용해진다는 안일한 생각만 하는 것 같다.

시험 관리의 부실에 대한 책임은 추가 비용을 받은 기관에서 져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에 대한 지적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물론, 불법 유출에 관여한 사람들은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하기 이미 몇 년 전부터 문제점을 수정하지 않고 방치한 시험 주관사들도 지탄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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