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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여름의 열기 속으로

케니 백

무더위와 함께 여름이 시작되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이 계절이 되면 파도치는 바다, 태양 볕을 만끽할만한 모래사장을 찾게 된다. 당장에라도 물가에 달려가고 싶지만, 지금 나는 손에 쥔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으로 더위를 달래본다.

식당에 가면 계절메뉴로 분류된 음식들이 있다. 이를테면 냉면이나 팥죽 같은 음식들이 그렇다. 유독 그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같은 여름 음악들을 오늘은 소개해보고 싶다.

첫 번째로 소개할 곡은 프랑스 작곡가인 카미유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The Introduction and Rondo Capriccioso)’이다. 더위를 날려버릴 만큼 시원하고 명쾌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테크닉을 모방하였는데, 여느 유명한 대중음악보다 뒤지지 않는 솔로곡이라고 자신한다.

이 곡은 생상스 특유의 섬세한 음색이 펼쳐지다 화려한 속주로 끝을 맺는데, 연주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가슴속이 시원해지며 이 여름을 완벽하게 장식해줄 수 있다.



생상스의 선율에 푹 빠진 분들에게는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Zigeunerweisen)’을 다음 곡으로 추천한다. 스페인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파블로 테 사라사테는 집시를 뜻하는 Zigener과 선율이라는 뜻의 Wesien을 합하여, 헝가리 집시들의 민요를 주제로 삼아 작곡한 곡으로 19세기를 대표하는 명곡이다.

이 곡은 강렬하고 화려한 바이올린의 기교가 담겨 있으며, 로맨틱함과 우울함이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스페인의 교향곡과도 유사하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 만큼의 완벽함은 아니지만, 바이올린 곡으로서 치고이너바이젠은 명곡 중의 명곡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아스토 피아졸라를 소개한다.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의 반도네온 연주자이자 작곡가이다. 반도네온은 아코디언과 비슷한 형태를 가졌으며 19세기 후반부터 아르헨티나의 탱고 음악에 등장하는 중요한 악기가 되었다.

피아졸라는 반도네온을 가지고 아르헨티나 전통탱고에 클래식 음악과 재즈를 접목해서 누에보 탱고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세계적인 작곡가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피아졸라가 계절을 모티브로 작곡한 ‘사계’는 실내악으로 편곡되어 다양한 악기들의 조합을 선보였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탱고멜로디와 클래식적인 우아함이 어우러져 탱고의 정열적인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였다.

이미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 음악으로 쓰였으며, 전통적인 클래식 악기를 통해서도 피아졸라의 작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피아졸라의 작품 중 ‘아디오스 노니노’는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경기음악으로 선정되면서 대중들에게 각인되었다.

피아졸라의 독창적인 탱고 음악은 독특한 멜로디와 흔들림 없는 리듬감이 감상의 포인트인데 특히나 열정적인 아르헨티나의 흥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에 맞추어 땀에 흠뻑 젖도록 춤을 추는 감성이 많은 이들에게 있다면 좋겠다.

이미 시작된 이 계절의 열기를 즐길 것인가 피할 것인가. 임영준 시인은 ‘여름’에서 이렇게 말한다. “작렬하는 태양이 축복으로 느껴진다면 만끽할 수 있다. 세찬 장대비 속 환희를 안다면 누릴 자격이 있다. 노출이 자랑스럽고 자연에 당당하다면 깊게 빠진 것이다. 풀밭에 누워 별들과 어우러질 수 있다면 즐길 줄 아는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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