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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자생적 극단주의"…'과시 전염성' 모방 이어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 플로리다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을 "해외 테러조직에 심취한 자생적 극단주의(homegrown extremism)에 의한 테러"로 규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 등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뒤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이 911에 전화를 걸어 IS에 충성을 맹세했지만, IS와 직접 연관된 증거는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샌버나디노 총기 테러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외로운 늑대'의 자생적 테러에 무게를 둔 발언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자(Radical Islamis)'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백악관측은 IS를 이슬람 무장단체 대표로 공식 인정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두 단어는 대선 정국에 파장을 불렀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적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는 적을 상대할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종전까지 이 표현을 자제해온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문제될 것 없다"면서 처음으로 이 표현을 사용해 백악관의 입장과 거리를 뒀다.

한편 이날 FBI는 희생자 수를 50명에서 49명으로 재조정했다. 전날 발표된 희생자 50명 중 포함된 용의자 마틴은 피해자에 속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부상자 수는 53명으로 변동 없다.

미국서 총기사고 많은 이유

올랜도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NN은 최근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총기사건이 미국에서 많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 보도했다. 많은 사람이 예상하는 정신질환과의 연관관계는 크지 않았다.

앨라바마 대학의 아담 랭크포드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66년부터 2012년까지 정신질환자의 수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총기사고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정신질환 대신 총기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전염성'이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셰리 타워스 교수는 "대규모 총기사건에 대한 뉴스가 범죄를 따라하고 싶은 욕구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타워스 교수는 한 번 뉴스를 보고 나서 강렬한 인상이 남게 되면 최소한 2주 정도 '감염상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총기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모방범죄가 더욱 더 쉬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현재 미국에는 3억 1000만 정의 총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 한 사람당 한 개 정도의 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세에 대한 집착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혔다. 랭크포드 교수는 "자신의 신념을 알리기 위해서 유명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테러를 일으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1972년 올림픽 인질사태가 대표적인 예"라고 하며 "수치화 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인들이 유명세에 목말라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하며 늘어난 총기사고에 대한 원인을 분석했다.


정구현·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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