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버21, 팩토사 이례적 미팅…장도원 회장, 벤더 AR보증 부탁
팩토사 "기준 바꾸기 쉽지 않아"
장 회장은 지난달 26일 포에버 21의 LA시 인근 링컨하이츠 본사로 한인 팩토링 및 웰스파고 관계자 10여 명을 초청, 회사 상황과 계획 등을 밝히고 업무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이 이러한 자리를 만든 것은 이례적인 데다 직접 회사 사정까지 설명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외였다는 반응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금결제 지연 등으로 파산설이 나돌던 포에버21은 지난해 9월 금융권에 1억5000만 달러의 긴급융자를 신청했다. 이후 대형 매장을 잇달아 축소 혹은 폐쇄하고, 올 초에는 인도에 이어 영국 스코틀랜드 매장에서도 철수하면서 위기설은 증폭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 회장이 팩토사나 금융권 관계자들을 직접 만났다는 것은 해석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가장 최근에는 최고재무책임자까지 사임했다.
장 회장은 팩토사 관계자와의 미팅에서 '지난해에도 회사는 돈을 벌었다. 다만, 환차손으로 인한 로스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소폭이지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해외매장 철수와 관련해 '일부 운영이 잘 안 되는 인도시장 같은 곳에서는 프랜차이즈로 운영할 계획'도 털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은 팩토사들에 벤더들의 AR(외상매출채권) 보증을 잘 부탁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미팅 자리에 참석한 한 팩토사 대표는 "장 회장이 직접 벤더들의 개런티를 부탁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그동안 포에버21은 하청업체들에 대금결제를 잘해 벤더들은 팩토사를 잘 이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포에버21의 AR 텀(외상매출대금 지급기한)이 국내생산의 경우 30일에서 60일로, 외국생산의 경우는 60일에서 90일까지 늘면서 포에버21 벤더들도 팩토사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 대표는 "포에버21의 발주 물량이 워낙 큰 만큼 팩토사 입장에서는 파이가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포에버21의 경영상황 때문에 AR에 대한 선별 보증을 하고 있다"며 "이날 미팅 자리에서 장 회장이 벤더 보증과 관련해 실질적 약속을 한 것이 없기 때문에 팩토사들이 당장 적용 기준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