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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렌트비 잡아야 경제도 산다

LA의 주거비 상승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 전문 사이트 리얼터닷컴이 센서스와 이사업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도시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번 조사가 주목을 끈 것은 렌트비 상승과 연관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뉴욕, 시카고, 디트로이트, 샌호세, LA 등 떠나는 이들이 많은 상위권 도시 대부분은 집값과 렌트비 같은 주거비가 비싼 곳이었다. LA를 떠나는 이들이 새 정착지로 가장 많이 선택한 라스베이거스의 집값이 LA의 3분의 1에 불과한 점도 이를 잘 드러낸다.

렌트비 상승은 사회문제로 커지고 있는 LA의 노숙자 증가를 유발하는 주요한 배경으로도 꼽힌다. 이번주엔 바우처로 불리는 연방주택보조금 제도마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치솟은 렌트비 때문에 최고 1150~1500달러인 바우처를 갖고도 노숙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바우처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시정부나 아파트 소유주도 있다.

주거비 상승으로 인한 문제는 커지고 있는데 시나 카운티 정부의 대책은 기존 프로그램을 늘리는 선에 머물러 있다. 기존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새로운 아파트다. 하루가 멀다하고 착공되는 LA지역의 새 아파트는 대부분 렌트비가 비싸다. 새 아파트 때문에 렌트비 기준이 올라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바우처를 받고도 노숙자가 되는 현상을 역전시킬 방법이 없다.

렌트비 상승이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분석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힘들게 임금을 올려도 렌트비가 쓸어간다는 것이다. 임금인상은 저임금 가구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의도인데 오른 렌트비가 그 발목을 잡는 셈이다.

결국 렌트비를 잡아야 한다. 지금 당장도 문제지만 중장기적으로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지 않으면 경제 활성화도 어렵고 사회안정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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