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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비 급상승…주택보조금 쿠폰 '바우처' 유명무실

아파트 공실률 2.7% '홈리스 양산'

바우처(연방주택보조금 수령 쿠폰)를 손에 쥐고도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홈리스가 LA카운티에 최소 2200명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LA시와 LA카운티의 전체 홈리스 3만5000명의 6%가 넘는 이들이 과거 안정적인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골든 티켓'으로 여겨졌던 바우처를 받았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못 해 거리를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시, 카운티 정부가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저소득층 임대아파트 건립보다 바우처 제도를 통해 홈리스 문제를 해결하려 들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LA타임스 30일자는 두 달 전, 바우처를 받게 된 장애인 로라 루에바노(65)의 사례를 들어 과거에 비해 급전직하한 '바우처'의 위상을 소개했다. 루에바노는 노스 할리우드의 저소득층 아파트에서 떠난 뒤 9년간 자신의 밴에서 생활하다가 두 달 전, 바우처를 손에 넣었다. 뛸 듯이 기뻤던 것도 잠시, 두 달간 23개 아파트에 전화를 했지만 자신의 몸을 누일 곳은 없었다. 결국 루에바노는 실마의 한 주택 뒤뜰 패티오에 놓인 소파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바우처가 위력을 잃은 이유는 최근 2년간 아파트 렌트비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연방정부 바우처의 보조금 상한선은 1150달러(원 베드룸 아파트)~1500달러(투 베드룸 아파트)에 그친다. 게다가 LA카운티 아파트 공실률은 2.7%에 불과하다.

렌트비와 보조금의 격차 때문에 패서디나 시는 아예 바우처 프로그램 소개를 중단했다. 최근 개발 바람이 부는 롱비치 다운타운의 아파트 소유주들은 한꺼번에 바우처 프로그램 참여를 중단했다.

시, 카운티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 임대주택 소유주에게 안정적인 렌트 수입을 포함한 바우처 프로그램의 장점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

LA시는 최근 비영리기관, 사설 개발업체 등이 노후한 모텔들을 사들인 뒤 그 자리에 퇴역군인 홈리스를 위한 영구 임대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승인했다. 시 측은 이를 통해 총 500유닛의 거주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LA카운티엔 약 2700명의 퇴역군인 홈리스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 주택국은 샹그리라 건설사에 400개의 렌트 바우처를, 비영리기관 '미국의 자원봉사자들(Volunteers of America)'에게 100개의 바우처를 각각 제공했다. 주택국은 이르면 내년 초, 모텔 부지에 들어설 첫 아파트가 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역군인 홈리스를 위한 바우처는 15년간 유효하며, 바우처 소지자를 위한 주택보조금은 연방재향군인부가 부담하게 된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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