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대작 화가 "작품 팔 줄 몰랐다"
"조씨가 선물하는 줄로만 알아
때론 알아서 그리라고도 했다"
송씨는 조씨와의 관계에 대해 "아는 형·동생 사이였고, 2010년부터 조씨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거의 7년 동안 그려 왔다"며 "형(조영남)이 그림을 부탁해 왔는데, 어려운 것만 시켰다. 디테일은 형이 할 수 없으니"라고 말했다. 그는 조씨나 매니저의 요청에 따라 이미 완성된 작품을 여러 점 베껴 그리거나 스케치에 채색을 했으며, 때론 '알아서 그리라'는 말에 따라 작품을 그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렇게 참여한 작품 편수는 300점이 아니고 200점 정도"라며 조씨의 작품은 콘셉트가 중요한 작품이라 자신(송씨)의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씨가 자신을 무시해서 또는 급여가 적어서 검찰에 고발한 것이 아니고 "집주인이 기자에게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너무 괴롭고, 빨리 이번 일이 마무리돼 작가 본업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조씨는 현재 검찰 조사를 받는 그림 구매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최근 화투 그림을 조씨의 그림으로 알고 산 일부 구매자가 검찰 출석을 앞두고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23일 밝혔다. 확인한 결과 조씨 측에서 이 구매자들에게 그림 값을 변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그동안 송씨가 그린 화투 그림을 100% 조씨가 그린 그림으로 알고 구입한 구매자(피해자)들로부터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일정을 조율해 왔다.
이에 따라 조씨가 그림 값을 변상해 줄 테니 조사에 응하지 말라고 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재산 범죄여서 피해자들의 처벌 의사가 중요해 그런 것 같다"면서 "이미 전화 진술이나 출장 조사를 통해 각종 자료를 확보한 상태여서 (회유 움직임이)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씨의 기획사 대표 겸 매니저 장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1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장씨를 상대로 그림 판매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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