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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와 2세의 관계가 곧 이민교회 미래”

한인 교계 ‘한 지붕 두 교회’
2세 위한 예배ㆍ부서 별도로
실질적인 소통은 부족해
서로 분리된 상태에서 공존

2세들 한인교회 떠나는 현실
“다시 돌아와야 할 이유 몰라”


미주 한인 교계의 대표적인 두 교육 기관이 하나로 통합됐다. 지난 13일 LA지역에서는 기독교 교육 싱크탱크인 G2G(소장 이학준 박사)와 북미한인기독교교육연구소(KODIAㆍ노승환 목사)의 통합식이 열렸다. 다음 세대를 향한 신앙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다. 이번 통합을 계기로 한인교계의 2세 사역 현실과 교육 현황 등을 살펴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미주한인교계의 미래는 어떨까.



교계 관계자들은 "교회 내에서 1세와 2세간의 관계성이 곧 이민교회의 앞날"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나성영락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등 한인교회들은 2세들을 위한 예배 또는 부서 등을 따로 두고 있다. 어느 정도 독립성을 부여한 상태에서 대개 '한 지붕 두 교회(Duplex)' 형태로 운영된다.

이러한 운영을 두고 한인교계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아주사신학교 알렉스 허 행정관은 "이는 화합과 대화를 통해 서로 불편함을 없애려는 대안이 아니라 각자가 고립된 지체로서 서로 간섭을 받지 않고 사역을 하려는 실용주의적 경제 원리와 비슷하다"며 "이보다는 1세와 2세가 함께 손을 잡고 바람직한 '코리안 아메리칸 교회'의 미래상을 만들어 가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LA지역 최익수 장로는 "현실적으로 2세들은 아직 재정적으로나 영적으로 1세 교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완전한 독립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형태의 대안이라 본다"며 "요즘은 다민족 교회 등이 많지만 한인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한인 이민교회의 이원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계 관계자들은 교회 내에서 1세와 2세간의 괴리가 크다는 것에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문화, 가치관, 세대, 언어 등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벽이 2세들의 이민교회 이탈 현상을 낳는다는 주장도 있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한 예로 한인 목회자들만 봐도 1세와 2세 사이의 소통은 많이 단절됐고 교회에서만 함께할 뿐 거의 따로 분리된 상태에서 사역을 한다"며 "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던 문제다. 또, 1세 교회의 분열, 갈등으로 인한 실망이 가중되면서 2세들은 한인교회를 떠나 다민족교회나, 주류교회로 옮겨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민사회에서 교회는 신앙의 터전이라는 의미를 넘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공동체적 삶을 나누는 곳이다. 하지만, 단절이 빚어낸 현실은 뚜렷한 대안 없이 방치되고 있다.

2세들을 위한 프로그램, 교재, 인력 등이 부족하다 보니 수십 년 후의 이민교회 존립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교육전문가 존 최(캘스테이트롱비치) 씨는 "요즘 한인 2세들은 부모의 권유가 아니라면 굳이 이민교회를 출석해야 할 이유와 명분을 찾지 못한다"며 "1세들은 2세가 한인교회의 미래라고 외치지만 정작 현실을 보면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듯하다. 1세와 2세 사이의 끊어진 소통과 교감을 무엇으로 다시 이어나가야 할지 양측 모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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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사역, 교육으로 해결해야
돈과 건물의 패러다임은 실패”


풀러신학교 이학준 교수 인터뷰
G2GㆍKODIA의 통합 이유


이번 G2G와 KODIA의 통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신앙이 바탕 된 ‘교육’을 통해 이민교회 내 1세와 2세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데 목적이 있다. 지난 11일 G2G를 이끌어온 이학준 박사(풀러신학교)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1세와 2세의 연합, 이민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인교계의 2세 교육 인식은.

“대략 두 가지다. 2세들을 1세 교회 유지를 위한 수단이나 도구 정도로 여기는 교회가 있다. 반면, 2세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열정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교회로 나뉘는 듯하다.”

-교회들은 어떤식으로 교육을 하나.

“대부분 이민교회의 교육 방식은 영어권 2세 사역자를 데려다가 모든 걸 맡겨버리는 정도다. ‘우리는 영어를 못해서’라는 생각에 모든 걸 언어문제에 국한한다. 2세 사역자들도 본인이 학창시절에 겪었던 정체성의 갈등을 조금 나누는 정도다. 깊이 있는 연구가 없었고, 이중문화를 신앙의 관점으로 정리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2세 교육에 대한 이민교회의 대응능력이 없는 상태다. 결국,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2세들이 이민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들은 부모를 통해 신앙을 보고 배웠다. 분쟁이 많은 1세 교회에 대한 실망도 있다. 그렇다 보니 어느 정도 이민교회와 거리를 두려는 게 있다. 2세들은 이민교회를 섬긴다거나, 다시 한인교회로 돌아와야 할 이유를 잘 모른다. 그냥 부모 때문에, 가족이라 하는 원초적 관계성이 있기에 이민교회를 다니는 것일 뿐 많은 경우 1세들과의 소통은 없다.”

-2세들이 이민교회에 바라는 건.

“너무나 안타까운 게 1세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건물을 짓자 했는데, 사실상 2세들은 건물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나눌 신앙 공동체를 더 필요로 할 뿐이다. 2세 사역을 돈과 건물로 해결하려는 패러다임은 실패라 봐야 한다. 앞으로 1세 교회가 대응책을 세우지 않으면 그 건물들은 서서히 비워 져갈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는 그 대안을 ‘교육’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1세와 2세, 한국과 미국 사회의 두 문화를 신앙 교육으로 연결하고자 한다.”

-어떤 식의 교육인가.

“한인교회 정서는 상당히 복음주의적이다. 우리는 교육을 단순히 문화적 접근이 아닌 신학적 패러다임을 통한 교육방법을 연구해왔다. 이를 위해 성경의 ‘삼위일체’ 개념과 이야기식 방법론을 통해 신학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양문화를 어떤 식으로 신앙 안에서 재정립할 수 있는지를 다음 세대에게 설명하고자 한다.”

-신앙을 통해 정체성을 알려줄 수 있나.

“우리는 ‘스토리(story)’부터 시작한다. 뿌리를 찾기 위해 이민교회 역사도 알려준다. 이민자로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우리가 삶에서 접하는 아주 실제적인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는 교육 전문가, 신학자들이 함께 모여 한인 2세에게 특화된 신앙 교재도 제작했다. 이성 문제, 인터넷, 동성애 등 다음세대가 삶의 현장에서 실제로 느끼고 마주하는 것을 신학적으로 다루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

-한인 2세들은 그동안 무엇으로 교육받았나.

“주로 미국교회, 백인들이 쓰는 걸 그대로 사용했다. 물론 교리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교육이 되겠지만 2세들이 갖는 고민과 정체성 등 좀 더 폭 넓은 걸 터치해줄 수는 없었다. 이런 부분은 원래 20년 가까이 제기됐던 문제들이다. 진작에 대안이 필요했던 부분이다. 이번에 G2G와 KODIA가 통합을 한 이유도 좀 더 구체적이고 힘있게 다양한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한인교회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문의:www.g2gcenter.org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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