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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을 식당

미슐랭 스타가 무엇인가요

타이어 회사 '미슐랭' 여행안내서로 출발
23개 국가서 발간…연내 서울편 나올 예정
암행 평가단, 손님으로 가장해 5~6회 방문


Q 유명 레스토랑에 미슐랭 스타가 몇 개라는 설명이 붙는데,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어요.

A 미슐랭(Michelin) 스타는 한마디로 세계의 맛집에 매겨지는 별점입니다.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펴내는 여행안내서 '미슐랭 가이드'가 주는 별점으로 전 세계 셰프들의 자존심과도 같지요. '미식가들의 성서'라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의 역사와 스타의 의미, 평가법, 그리고 다른 뉴욕시 레스토랑 평가서 등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운전자 위한 여행안내서로 시작=미슐랭 가이드는 100여 년 전 프랑스에서 운전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됐던 여행안내서가 시초입니다. 1900년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은 차량 구매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와 호텔, 레스토랑 정보를 지도와 함께 담은 빨간 표지의 여행안내서를 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여행 정보만 제공하다 1926년부터는 레스토랑 평가를 추가했고, 1931년부터 현재의 별 1~3개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프랑스에서 처음 발간된 빨간 표지의 미슐랭 가이드는 이후 알제리아.투니지아.이탈리아.스위스 등지로 확대됐고, 미국에서는 2005년 처음으로 뉴욕편이 발간됐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서 최초로 2007년 도쿄편이 발간됐으며 현재 총 23개 국가에서 발간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미슐랭 가이드는 한국에서 최초로 빨간 표지의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2017 서울편'을 연내 발간할 계획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오면 눈여겨 보아라"는 소문이 돌만큼 한국 첫 미슐랭 스타를 따기 위해 레스토랑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일본.홍콩.마카오.싱가포르에 이어 5번째 미슐랭 가이드 발간 국가가 되었으며, 이 가이드가 발간된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미식계의 위상이 나름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린 가이드'와 '레드 가이드'=미슐랭 가이드는 초록 표지의 '그린 가이드'와 빨간 표지의 '레드 가이드'로 나뉘는데요, 그린북이 일반 여행.관광 안내서라면 레드북은 미슐랭 스타로 매겨진 레스토랑 평가서입니다. 보통 미슐랭 가이드라고 하면 레스토랑 별점이 담긴 레드 가이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린북에서도 별점을 주기는 하나 레스토랑이 아닌 여행지에만 스타를 줍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1년 그린 가이드가 발간됐지만 레스토랑에 별점을 주는 명망 있는 레드 가이드가 발간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별 세 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을 식당'=미슐랭 가이드는 매년 9월 중순쯤 발표되며 전 세계 미식가와 셰프들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따르면 별 세 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을 식당', 두 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찾아갈 만한 식당', 한 개는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식당'을 의미합니다. 별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꽤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는 미슐랭 타이어 마스코트인 하얗고 빵빵하게 부푼 인간 모형이 붙습니다.

스타 외에도 '빕 고맨드(Bib Gourmand)'라 불리는 평가 항목이 있습니다. 짧게는 '빕(또는 비벤덤)'이라 불리는데, 미슐랭 회사를 세운 형제를 지칭하는 별명입니다. 빕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주는 평가로 가격 대비 질 좋은 이른바 '가성비 좋은 식당'을 의미합니다.

이 외에도 미슐랭 스타 반열에 오르거나 별점 추가 가능성이 있는 레스토랑에 주는 '라이징 스타' 평가가 있습니다.

익명의 암행 평가=미슐랭 가이드는 '긴 말 없이 스타로만 얘기하기'로 유명합니다. 스타를 준 레스토랑에 대한 리뷰도 2~3개 시그니처 메뉴에 대한 간단한 설명뿐입니다.

특히 레스토랑 주인도 모르게 암행 평가를 하기로 정평이 나있는데요, '인스펙터'라 불리는 미슐랭 소속 평가원은 철저히 신분을 감추고 레스토랑에 들어오며 가이드 리뷰에서 조차 평가원 이름을 밝히는 일은 없습니다. 미슐랭 고위 임원진이라 하더라도 평가원과 만나는 일은 거의 없으며, 만난다 해도 평가원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관례입니다. 심지어는 가족들에게 조차 대놓고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지침도 내려졌습니다.

가끔 레스토랑 오너 셰프들은 평가 대상의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미슐랭 직원들로부터 '곧 평가원이 올 것이다'라는 정도만 귀띔으로 듣지, 정말 언제 왔다 갔는지는 주인조차도 모르는 게 대부분입니다.

암행 평가단은 1년에 5~6차례 손님으로 가장해 식당을 방문하고 점수를 매깁니다. 세간에 알려진 평가원을 알아보는 팁이 있는데요, 대체적으로 중년 남성 둘이 오는데 한 명이 미리 도착해 바에서 음료를 마시고 일행을 기다리며 식당 내부 분위기를 살펴봅니다. 일행이 오면 테이블로 옮겨 한 명은 코스 요리를, 다른 한 명은 시그니처 메뉴와 같은 단품 요리를 주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사라지면 암행 평가원은 포크를 일부러 바닥에 떨어뜨려 종업원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미슐랭 평가단이 자주하는 행동으로 유명합니다. 손님 누군가 포크를 떨어뜨렸을 것이 분명한데 이조차 고려하지 않고 떨어진 포크만 치운다는 것은 서비스가 좋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별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따르면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창의적 개성, 가격의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변함없는 일관성 등 보통 이 5가지를 기준으로 심사한다고 합니다.

미슐랭 스타를 거부하다=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되기를 거부하는 셰프들도 종종 있습니다. 미슐랭 스타를 받으면 손님들이 너무 북적거리며 가이드에 소개된 시그니처 메뉴만을 중심으로 주문하는 등 레스토랑 경영 방침을 흐트리기 때문에 오히려 셰프의 요리 철학을 방해한다는 게 이유인데요, 지난 2009년 스페인편에 오른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카사 줄리오 오너 셰프 줄리로 비오스카는 이러한 이유로 스타를 빼달라고 요청, 2015년 가이드에서 제외시켜야 했던 일화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미슐랭 평가원으로 일할 직원이 부족하고 한정된 지역에 있는 일부 레스토랑에 대한 평가만 이뤄지기 때문에 공정하고 깊이있는 평가가 어려워 최근에는 미슐랭 스타의 명성이 다소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기타 레스토랑 평가=미슐랭 가이드 외에도 미식가의 도시로 유명한 뉴욕시에는 다양한 레스토랑 평가가 있습니다. 대중에 잘 알려진 '자갓 서베이(Zagat Survey)'는 '자갓'이라는 성을 가진 기업가 부부가 1979년 뉴욕시에서 처음 발간한 레스토랑 가이드북입니다. 미슐랭 가이드와는 달리 지역 레스토랑을 방문한 손님들의 리뷰를 토대로 자갓 편집진이 1~30점 스케일로 평점을 매깁니다. 과거에는 대중적인 시각에서 내린 평가라며 신뢰도가 꽤 높았지만 지난 2011년 구글이 자갓을 매입하면서 신뢰도는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구글이 레스토랑 검색엔진에 자갓 평가를 넣으면서 현지인들의 리뷰 시스템도 제외시키는 등 구글의 브랜드 판매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구글은 검색엔진 통계를 토대로 검색 빈도가 높은 레스토랑이나 호텔.바에 자갓 선정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허용하는데, 요새는 질이 떨어져도 '비즈니스 전략에 뛰어난 레스토랑'이면 대부분 자갓 스티커를 부착할 수 있다는 평이 자자합니다.

이 외에도 뉴욕매거진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평가 블로그인 '그러브 스트리트(Grub Street)'와 과거 타임아웃(Time Out) 매거진과 협력해 뉴욕시 레스토랑을 심사했던 WNBC 방송 TV쇼 '잇 아웃 뉴욕(Eat Out NY)' 등이 있지만 대부분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레스토랑 브랜드 사업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조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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