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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 스토리] 2013년 빈티지 명품리스트

배문경
법무법인 김앤배 공동대표변호사
Wine Scholar Guild 정회원

와인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빈티지, 즉 그 와인이 언제 생산됐느냐 하는 것이다. 그해의 포도 작황이 중요한 것이다. 와인전문가들은 포도재배지역의 햇빛, 안개, 비 등을 분석해 올해 포도가 어떻게 영글었는지를 분기별로 발표한다. 와인애호가들은 그 발표를 보고 수확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도작황만으로 와인을 미리 사들인다. 입도선매인 것이다. 그해 작황이 좋으면 와인의 맛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어느 빈티지인지에 따라서 똑같은 와인의 가격이 4~5배 차이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래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첫째도 빈티지 둘째도 빈티지를 따진다. 빈티지는 와인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그해의 스토리이며 와인의 전설로 남는 것이다.

요즘 레스토랑에서 와인리스트를 보면 벌써 2013년 생산된 와인이 즐비하다. 2013년은 파란만장한 역사로 기록되는 해이다. 266번째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 탄생했고,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기밀을 들고 튀어서 홍콩에서 폭로한 뒤,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 임시망명해 버렸다. '하이옌'이란 태풍이 필리핀과 베트남을 덮쳐 6000여 명의 사상자를 낼 정도로 기상이변으로 주목받는 해였다. 그정도였으니 와인은 어떠했겠는가. 2013년 와인산업 또한 굴곡이 유난히 많았던 해로 기억된다. 이제 서서히 2013년 와인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2013년 와인도 많은 만큼 지금이 2013년 빈티지를 구입해서 장기보관하기에 철호의 찬스다. 2013년 각 지역별 명품와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캘리포니아하면 나파밸리다. 2012년 포도농사는 성공적이었지만 2013년은 몇십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한 대박의 빈티지라 불릴 정도로 수확의 양과 질에서 풍년이었다. 2013년 나파지역에서는 컨티늄에스테이트(Continuum Estate)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프라프리어터리 블렌드(Proprietary Blend)'가 220달러에 출시됐다. 또 코리슨와이너리(Corison)에서 카버네 소비뇽으로 만든 '프리미에르 리저브(Premier Reserve)'는 75달러, 다이아몬드 마운틴 디스트릭트의 데이비스비녀드(Davis Vineyard)에서 카버네 소비뇽으로 만든 '잭앤 제이미스 블락스(Jack & Jamie's Blocks)'는 65달러에 팔리고 있다. 또 스택스립디스트릭트의 클로스두발(Clos Du Val)에서 카버네 소비뇽으로 만들어낸 '서틴립스(Thirteen Leaps)'도 60달러에 팔리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와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프랑스의 보르도이다. 화려했던 미국의 2013년과는 달리 보르도의 2013년은 악몽으로 기억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너무 많은 비가 내려 포도가 다 떨어져 버리는 시련을 겪었다. 또 비가 많이 내려 포도를 일찍 수확함으로써 타닌양이 적어서 숙성이 우려되기도 한다. 특히 좌완의 카버네와 멀로는 흉년이었다. 반면 보르도의 디저트와인은 풍년으로 그 명성을 이어갔다.



보르도와인 중 2013년 대표작을 꼽으라면 단연 '샤토 디캠 소테른(Chateau d'Yquem Sauternes)'이다. 소테른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1855년 유일하게 프리미엄 와이너리로 지정된 양조장이 샤토 디캠이다. 보관기간이 긴 소테른 와인 중에서도 가장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특히 100년 이상 보관하는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보르도 남동쪽 40킬로미터의 웅장한 고성이라기보다는 언덕배기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농가에서 생산된다. '샤토 오브리옹 블랑(Haut Brion Blanc)'은 보르도의 그라브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보르도시 중심부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그라브(Grave)의 삐삭 레오냥(Pessac Leognan)이 오브리옹블랑의 고향이다 화강암 자갈로 뒤덮힌 해발 27미터의 얕은 구릉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졌다.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는 포이악 (Pauillac)지역에서 생산된 세계의 5대 샤토 중 하나인 레드와인이다. '라투르'는 '더 타워' 즉 첨탑을 의미한다. 18세기 초에 이미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와인이며 1787년 이미 가격이 일반 보르도와인의 20배를 넘은 프리미엄와인으로 유명하다. '샤토 스미스 오라피뜨 블랑(Chateau Smith Haut Lafitte Blanc)'은 보르도에서 손꼽히는 화이트와인으로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을 준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르도 2013년 빈티지 중 빼놓을 수 없는 와인이 샤토 마고(Chateau Margaux)'의 '마고(Margaux)' 와인이다. '와인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고'는 해마다 조금씩 품질이 다르지만 작황이 좋은 해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비로운 맛을 내며 2013년 빈티지가 바로 그런 오묘한 맛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샤토 마고는 한때 경영이 어려워 미국인에게 매각될 위기에 처했을때 프랑스 정부가 반대했을 정도로 '프랑스와인'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샤토 라투르와 샤토 오브리옹은 외국자본의 소유지만 샤토 마고는 프랑스인이 지키고 있는 것이다. 마고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문호' 어네스트 헤밍웨이다. 헤밍웨이가 이 마고 와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딸 이름을 '마고 헤밍웨이'로 지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마고 와인을 마시며 헤밍웨이를 이야기한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한 밤이 될지 상상만 해도 설레지 않은가.

'샤토 트로타노이(Chateau Trotanoy)'는 포므롤(Pomerol) 고지대의 아름다운 풍광속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짙은 보라색을 띠며 블랙베리 등의 진한 달콤함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셍떼밀리옹마을에서 생산된 '뷰 샤토 마제랏(Vieux Chateau Mazerat)' '발랑드로(Valandraud)' 등도 보르도의 2013년 빈티지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품으로 꼽히고 있다.

프랑스의 버건디지방은 겨울추위가 봄까지 이어지면서 포도가 제대로 익지 못해 수확량이 매우 적고 포도의 질과 당도도 고르지 못했다. 와인의 산도가 매우 높아 2013년에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이탈리아의 피드몬트지방은 봄에는 비가 많이 왔지만 8월의 신선함과 9월의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이 지방의 대표적 포도인 '네비올로'는 매우 깊이있고 풍성한 와인으로 숙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레드와인은 아직 마시기에 이르지만 2013년 한 해의 와인지역과 주목되는 와인, 즉 빈티지리스트를 만들고 지금부터 이 와인들을 산다면 앞으로 몇년 후에는 정말 멋지고 성숙한 와인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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