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령의 퓨전에세이 613]오만과 편견의 집단, 북한의 종착역은
생명의 신비가 사라져가고 있다. 신의 존재가 흔들리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집단만의 세상을 꿈꾸던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어마어마한 죄악을 저질렀다. 독일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지도 어언 70년이 넘었다. 일본은 동남아를 집어 삼키려는 야망에 전쟁을 일으켰고, 무고한 우리민족을 전쟁터로 몰아 징집된 남자들은 생체실험 도구로, 여자들은 위안부로 만들었다.독일은 유태인 600만 명을 학살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이 건물 지하실에 한꺼번에 2000명씩 몰아넣고 Zyklon B 라는 개스를 뿜었다. 5킬로그램이면 1000명을 죽일 수 있다. 독일과 일본이 보여준 이런 역사적 사실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 존재인가를 증명한다.
늘 그랬지만 지난 몇 달 동안 국제사회를 긴장시켜왔던 북한, 또 핵실험을 저질렀다. 몇 년 전 “중국은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하라”며 300인의 해외 목사들이 세계 50여개 도시에 있는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북송을 그쳐달라고 기도하며 시위하던 기억이 또렷하다. 이젠 중국이 슬그머니 태도를 바꿔 세계여론에 합류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언제 또 변절할지 모르지만.
북한은 김일성 생일에 태양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를 기념하며 김정은의 체제를 견고히 하려 미사일발사를 강행했다. 배가 고파 집단 탈북 하는 인민들 앞에서. 며칠 전 잠수함 핵탄두 미사일을 또 쏘아 올렸다. 물속에 잠긴 배에서 물을 뚫고 솟구쳐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공중폭파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미국 비행기를.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 내외는 얼굴을 마주보며 탄식하는 얘기가 있다. “맥아더 장군이 만주와 북한을 폭격하겠다고 했을 때 허용했어야 했는데, 3차 대전이 겁나 이를 말린 트루만이 원망스럽다. 그랬다면 지금쯤 세상이 달라져 있을 것 아니냐.” 백번 해도 소용없는 말이 또 나온다. 짧은 인생이지만 이만큼이라도 살아보니 임금이라고 다 좋은 임금이 아니고 대통령이라고 다 잘한 대통령만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겠다. 그러나 어쩌랴! 그게 오늘 우리들의 후회가 되고 있는 것을.
장거리 미사일 한 번 발사하면 8억 5천만 달러가 없어진다고 한다. 그걸 가지면 1년은 북한 주민이 굶지 않을 수 있단다. 그런데 김정은은 주민들의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도 못하면서 태양절 최대 규모의 행사를 하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웃고 있는 게 참 가증스럽다.
김정은은 주민들에게 강성대국의 허상을 심어주고 내부결속을 다지며 당과 군대의 지지를 얻어 내는 게 제일 급선무라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선군(先軍)을 선민(先民)과선경(先經)으로 바꾸어야 하리라. 중국, 인도차이나, 그리스, 멕시코, 콜럼비아, 칠레, 콩고, 나이지리아 등 수많은 나라와 민족들이 이념투쟁으로 어지럽다. 이념은 생각이다.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은 그게 제일 안 되는 오만과 편견의 집단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의 오만은 죄라고 했다. 이는 변해야만 한다고도 했다. 오만은 사랑이 없는데서 나온다. 글로벌시대에 민족이나 집단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념이라면 이 또한 오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이념을 싣고 달리는 북한이라는 기차, 언제 정차하려나. 아니 전복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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