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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1.2세 한국어 교사 일지] 한국어 공부, 꼭 해야지 말입니다!

유니스 이 / 미주한국어교사 협의회 부회장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한국 속담처럼 나는 아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많이 시키지 못했다. 그런데 어른들과 소통함에 있어 한국어가 어눌한 것이 자존심이 상하고 부끄러움이 되는 열두 살이 되자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한다.

그런 아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을 소개하고자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다녀오려고 계획하고 있다. 자녀가 있는 학부모라면 고민하게 되는 언어교육. 영어가 모국어인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한국어를 가르치라고 당부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어 공부는 꼭 하게 하자.

토런스 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한국어가 아닌 스페인어를 AP레벨까지 공부하던 한인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은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 버클리로 대학을 갔다. 막상 대학을 가보니 자신의 문화를 찾아 모이는 대학 문화 동아리, 기독교 동아리, 취미 동아리에 가입하며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대학에 가서야 한국어 수업을 신청하여 공부했다.

그 여학생은 어머니께 동생들은 꼭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 나는 그 학생 동생 세 명을 한국어 교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 다른 남학생의 이야기다. 수업시간에 들어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꾸벅꾸벅 졸던 학생이었다. 점심 시간을 마친 5교시 수업시간은 사실 학생들에게도 교사에게도 힘든 시간이다. 그렇다고 해도 고등학교 4년 내내 수업시간에 졸 수 있을까. 결국 그 남학생은 모두에게 '잠보'로 인정받았다.

그렇게 한국어를 4년 공부하던 이 학생은 졸업하자마자 미국 군대에 입대했다.

3개월 훈련을 끝마치고 오랫만에 학교를 방문한 그 학생은 내 수업에 들어와 군대 경험담을 들려줬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후배들에게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강조한 그는 고등학교 때 공부한 한국어 실력으로 군대에서 한국어 능력 시험에 합격하여 다른 군인들보다 봉급을 많이 받는다며 군대 이야기를, 자기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갔다.

그렇게 졸리고 피곤하던 5교시 수업에 선배의 특별한 군대 경험담을 들으며 오랜만에 재미있는 수업이 되었다. 나 역시 후배들에게 "모든 것에 감사하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나눠준 그 제자가 기특해졌다.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어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이 K-팝과 한국 문화에 반해 점점 더 많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학내 외국어 과목 수강은 전체적으로 줄고 있지만 한국어는 수강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공립 초·중·고등학교 숫자도 늘고 있다. 이제는 동남아시아에서도 고등학생들이 한국어를 외국어로 공부할 수 있게 되는 기회가 하나, 둘 생긴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만큼 한국어 구사자에게 혜택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머지 않아 한국어 구사 능력으로 인한 다양한 헤택과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SAT 한국어시험도 많은 학생이 참여하고, 한국어 수업도 늘어나길 바란다. 그 결과로 한국어 AP가 생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오늘도 교정을 지나가면 처음 보는 파란 눈을 가진 학생들이 내게 말한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배가 고파요!" 어디서 배운 한국어인지 나를 보면 반갑게 인사한다. 늘 배고픈 학생들에게 초코파이를, 누룽지 사탕을 나누어 주며 사랑을 나눈다. 한국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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