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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표심'…원내 1당마저 바꿨다

한국 국민은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권력의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보여줬다.

오만한 새누리당에게서 원내 1당의 자리를 뺏어 더민주당에게 줬고, 20년간 야권을 독점한 더민주당에게선 텃밭 호남을 떼내 국민의당에게 안겨줬다.

<관계기사 2·3,본국지>

개표결과는 '혁명'이라고 할 만큼 여론조사기관들의 예측을 뒤엎었다. 더민주가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 국민의당이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이 11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2000년 16대 국회 이후 16년만에 여소야대가 됐다,

전국 253개 지역구 중에서는 새누리당이 105석, 더민주가 110석, 국민의당이 25석, 정의당이 2석을 각각 확보했다. 무소속 후보는 11명 당선됐다. 비례대표의 경우 새누리당 17석, 더민주 13석, 국민의당 13석, 정의당 4석이 확정됐다.

전체 의석의 48%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더민주가 압승했다. 새누리당은 불과 35석을 건지며 대패했고, 더민주는 82석을 차지했다.

영남에서는 새누리당이, 호남에서는 더민주가 심판받았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여권의 안방' 영남은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 영남지역 65개 의석 중 새누리는 48개 의석만을 지켰다. 더민주 9석, 무소속 7석, 정의당 1석 등 야권에 17개의 의석을 빼았겼다.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이 '녹색열풍'을 일으켰다. 28개 지역구 중에서 국민의당이 23개 의석을 차지했다. 또 더민주가 3석, 새누리당이 2석을 각각 얻었다. 특히 더민주가 독점했던 야권의 심장부 광주(8석)에서 더민주 후보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선거 참패로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화난 민심을 읽지 못하고 선거 전날까지도 '국회심판론'을 제기했다가 오히려 '정권 심판론'의 역풍을 맞았다.

외신들도 일제히 박 대통령이 큰 타격을 입게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총선 결과는 박 대통령의 통치 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놀라운 총선 결과"라며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근혜 정부 독단적 국정운영 심판"
LA한인들의 '관전 포인트'


▶남문기(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 의장)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애정은 변함없다. 그러나 이번에 새누리당은 질 수밖에 없었다. 공천은 질서도, 진리도 없는 뒷골목 거래였다. 특히 이준석을 안철수와 맞붙인 건 아이에게 어른과 싸우라고 부추긴 거나 마찬가지다. 이겼다면 더 재앙이다. 아이는 사회질서에 대한 정의조차 모르고 기고만장해졌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자신을 뽑아준 국민의 '사랑'을 스스로의 능력이라고 착각했다.

▶권영신(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이사장)

새누리당을 지지했었지만, 이번 공천파동을 보면서 크게 실망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독선적인 여왕 이미지만 고수했다. 나는 대구 출신에 올해 나이 일흔인 전형적인 보수다. 내가 느낀 실망은 다른 보수층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선전하길 기대했는데 잘됐다. 준엄한 선택을 한 국민들이 자랑스럽다.

▶로렌스 한(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총선 뉴스를 접하면서 한국 정당정치가 퇴행했다는 생각을 했었다. 각 당마다 공천을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모습들이 너무 볼썽 사나웠다. 결과적으로 그런 잘못들을 한국 국민들이 제대로 심판을 한 것이 아니겠는가.

▶박형만(노인센터 이사장)

국민 저력이 드러난 선거라 생각한다. 이는 대통령·청와대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아닌 국회·입법부를 지켜보겠다는 뜻이자 경고라고 본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결과를 입법부와 행정부가 균형을 이루라는 경종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큰 그림을 준비하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한다.

▶박상진 사무국장(LA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박근혜 정부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맞붙은 선거였다. 하지만, 국민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심판한 셈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과의 소통, 공정한 사회, 경제 민주화,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 나서기 바란다.

▶김현정(가주한미포럼 사무국장)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밀어붙였다. 총선 결과에 따른 위안부 합의 이행 여부를 가장 주목했다. 정부가 (선거 결과를 수용해) 위안부 할머니들 목소리를 듣고 합의안을 전면 재검토하면 좋겠다. 정부와 여당이 정책을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선환(재미이북5도민회 이사장)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았는데 결과에 놀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지지를 받아 국정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데 어려울 것 같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유승민 전 대표와 싸움, 공천과정 잡음, 옥새파동이 민심을 돌아서게 만든 셈이다.

▶문선영씨(영화평론가)

그간 친박,진박, 비박으로 나뉘어 잡음을 빚었던 새누리당이 총선을 기점으로 혁신과 반성의 길을 갈 것인가, 더욱 보수화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김무성이 정리가 되면서 '역시 친박으로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 견고해지고, 특히 박근혜 키즈라 불렸던 손수조, 이준석의 낙선으로 젊은층보다 노년층을 집중 공략하는 더욱 강력한 보수화의 가능성만 커진 듯 하다. 여소야대 형국이긴 하나 여당의 보수화, 야당의 정통성 등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최현무(LA한인회 부회장)

새누리당이 집권하면서 소통보다는 권력적 리더십으로 국민을 대한 결과다. 측근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인물보다는 자기계파를 후보로 추천하는 졸속 정치를 펼친 새누리당에 국민이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 대구를 보더라도 특정 정당보다는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일꾼을 뽑겠다는 성숙한 국민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총선은 당을 떠나 소신있는 정치일꾼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는 의미가 컸다.

▶김춘식 이사장(LA북부한인회)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김종인 더민주 위원장 측에 많은 기대를 한 것에 비해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누가 됐느냐보다는 이번 총선이 한국 정치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계기가 되고 경제민주화로 나가는 희망을 보여준 것 같아 앞으로 기대가 크다.

▶옥성득 교수(UCLA)

사실 정치라는 게 차악을 선택하는 것 아니겠나. 솔직히 요즘 정치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이번 '여소야대' 결과를 두고 일희일비하지 말자.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그들이 정말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아직 누가 이겼다고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

▶안태형 박사(국제정치학 박사)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180석, 혹은 개헌 가능 의석수인 200석 이상을 얻게 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개표 결과 새누리당의 초라한 성적에 매우 놀랐다. 현정부의 독선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듯 하다. 또한 편향적 보도를 일삼았던 일부 언론의 여론몰이가 실제 국민들의 밑바닥 정서와는 거리가 있단 사실을 우리 모두가 확인한 계기가 됐다.

▶제이 박 의장(피코유니온주민의회)

한마디로 새누리당의 참패다. 여소야대의 정국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예상된다. 야권으로 하여금 '정권교체'라는 이슈를 가능하게 만든 총선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지역을 돌파하는 김부겸 후보의 당선에 새로운 선거에 대한 희망이 커졌고, 국민의 뜨거운 관심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박근혜정부의 어설픈 정치에 국민이 내린 엄중한 채점이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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