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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대학병원 건강 칼럼] 2. 강직성 척추염과 통풍

지난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rheumatoid arthritis)과 퇴행성 (골) 관절염 (osteoarthritis)의 개념과 차이점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이 연골이 점차 닳아서 뼈들이 마찰을 일으키며 생긴 손상으로 인해 일어나는 병이라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 면역 질환 (autoimmune disease)이자 염증성 관절염 (inflammatory arthritis)으로서 관절에서 붓기와 통증 그리고 열이 일어나고, 아침에 관절이 뻣뻣한 느낌이 드는 조조경직 (morning stiffness)이 대게 1시간 이상 지속되는 질환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또 다른 자가 면역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 (ankylosing spondylitis)과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하는 통풍 (gout)에 대해서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사례1
20대의 남학생이 1-2년 정도 지속되는 허리 통증으로 류마티스 내과를 찾아왔습니다. 오랫동안 삐딱한 자세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습관이 있어서, 처음엔 그냥 근육통인 줄 알고 진통제 (이부푸로펜, ibuprofen: Advil, Motrin)를 먹고 허리 운동을 조금 해주니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특히 밤에 자려고 누우면 1-2시간 후에 통증이 훨씬 더 커져서 잠을 잘 못 이루는 날이 허다해 졌습니다. 통증은 허리에서 골반까지 퍼졌고 아침에 일어나면 1-2시간 동안 허리와 골반 쪽이 매우 뻐근함을 느낍니다. 지난 5-6개월 동안엔 몸을 앞으로 숙일 때, 예전보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이름 그대로 염증성 관절염으로서 척추 (spine)와, 척추와 직접 이어지는 골반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고 또 척추가 점점 굳어가는 (강직성, ankylosing) 질병입니다.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이지만,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달리 남성에게 3 - 9배 더 자주 발병하는 병으로서 주로 40살 이전에 증상이 시작됩니다. 자가 면역 질환이란 몸 내외부로부터 오는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면역체계 (immune system)가 자신을 공격하기 시작하고 염증을 일으켜 체내 조직을 파괴하는 질병입니다. 강직성 척추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염증성 요통 (inflammatory back pain)이지만, 골반/허리 이외에 무릎 등 다른 관절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만성 요통이 있다고 해서, 다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요통/허리 근육통 (기계적 요통, mechanical back pain)은 퇴행성 디스크 질환 (degenerative disc disease), 추간판 탈출증 ("디스크" herniated disc) 또는 허리 근육 손상 등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강직성 척추염의 요통은 이러한 기계적 요통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다를까요?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성 요통을 일으킵니다. 증상은 보통 40대 이전에 시작되고, 대부분은 급성이 아니라 잠행성 발병 (insidious onset)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증상이 안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기계적 통증과는 반대로, 가만히 오래 쉬면 통증이 심해지고 오히려 허리를 쓰거나 움직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야행성 요통 (nocturnal back pain)이라고 해서 밤에 자려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두어 시간 후에 통증이 악화돼 잠에서 깨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지난주에 다뤘던 조조 경직이 발생해,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매우 뻣뻣한 증상이 최소한 30분 이상 지속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계적 요통과의 비교는 그림 1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강직성 척추염의 진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골반 관절인 엉치엉덩관절 (sacroiliac joint)에서 염증이 발생돼, 관절 손상이 일어나고 요통을 유발합니다. 그리곤 염증이 요추 (lumbar spine)와 같은 척추 관절로 번져서 뼈/관절 손상이 일어나고, 손상된 부분이 굳어버려서, 대나무 척추 (bamboo spine)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척추의 운동범위 (range of motion)가 급격히 줄어들어, 척추를 구부리지도 펴지도 못하게 됩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이, 전신성 염증 질환 (systemic inflammatory disease)이기 때문에 관절에만 증상이 한정돼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열, 피로감,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의 전신증상에서부터, 건 (tendon)이나 인대 (ligament)가 뼈와 부착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부착부염 (enthesitis, 예: 아킬레스건염)도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관련된 관절 외 질병들로는건선 (psoriasis), 포도막염 (uveitis), 염증성 장질환 (inflammatory bowel disease)등이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유전적 요인과 감염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환자들 대부분이 HLA-B27이라는 유전자가 있어서, 이 유전자가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종에 따라 HLA-B27 양성률도 다르고, 또 건강한 사람의 일부분도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HLA-B27 양성여부에만 따라 병의 유무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의 증상과 의사의 진찰 소견, 그리고 혈액검사와 엑스레이와 같은 방사선 촬영 검사를 바탕으로 진단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막아줌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치료법이 필요합니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 (naproxen: Aleve)과 같은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제 (NSAIDs)와, 스테로이드 (steroid: prednisone, methylprednisolone)가 초반에 쓰이고, 항-TNF-α 제제와 최근 승인된 항-IL-17 제제 같은 생물학적 면역 억제제들도 쓰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약물적인 치료도 척추가 굳어가는 병의 진행은 막아주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조기 치료가 증상을 더 완화시켜줄 수 있고, 병의 진행도 막아줄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운동범위 보존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과 물리치료도 치료방법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이번엔 주제를 바꿔서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사례2
50대 남성이 관절 통증으로 찾아왔습니다. 이 환자는 고혈압, 당뇨 그리고 비만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2-3년간 두어 달에 한 번씩 발가락, 발목, 손목 등에서 붓기를 동반한 심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옷을 입거나 양말을 신을 때에도 통증이 너무 심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진통제 (이부푸로펜, ibuprofen: Advil, Motrin)를 먹으면 증상이 조금 나아지는데, 1-2주는 있어야 통증이 없어지고 관절의 붓기가 가라앉습니다. 그 후엔 1-2달 정도 증상이 없다가 다시 반복됩니다.

통풍은 혈액 내의 요산 (uric acid)의 농도가 높아져서 생기는 질병으로서, 요산이 일정 농도를 넘어서면서 결정을 이루고, 관절 등 여러 조직에 쌓여서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 병입니다. 요산이란 체내 세포가 죽으면서 나오는 퓨린 (purine)이라는 물질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음식을 통해 섭취될 수도 있습니다.

통풍은 중년에 접어드는 남성에게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지있지만, 폐경 후의 여성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산 증가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유전적인 원인, 비만 (obesity) 그리고 고혈압 (hypertension), 신장병 (kidney disease) 등 각종 성인병과도 관련이 있으며, 음주 (와인 보다는 맥주, 위스키 등의 주류), 육류나 새우등의 해산물 위주의 식습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병중의 제왕이라고도 불리고, 또 제왕들의 병이란 별칭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극심한 관절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고, 과거에는 부자들 또는 왕들이 술과 고기를 주로 섭취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풍의 진행은 크게 3단계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 (acute gouty arthritis)입니다. 극심한 염증과 통증이 갑자기 와서 관절이 심하게 퉁퉁 붓고, 조금만 건드려도 매우 아픕니다. 그래서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주로 한 번에 한 관절만 침범하지만, 여러 관절에 한꺼번에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림 2과 같은 엄지 발가락 관절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되지만 무릎, 손, 발목, 발등, 손목, 팔꿈치 등에서도 관절염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증상이 없는 “간헐기 통풍”입니다. 이 단계는 사람마다 다른데 짧게는 1-2주, 길게는 몇 년간 지속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3단계인 “만성 통풍 관절염” (chronic gouty arthritis)이 진행돼 그림 3과 같은 요산 결절 (tophi)과 관절 변화가 올 수도 있습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나 요산 결절과 같은 증상과 진찰 소견, 그리고 혈중 요산 수치 검사가 필요합니다. 방사선 촬영 검사를 하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더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염증이 있는 관절에서 관절액을 추출해 요산 결정체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통풍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식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육류 또는 해산물의 과다섭취나 과음을 삼가는 것을 권해드리고, 정기적인 운동을 병행한 체중 조절이 중요합니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 때문에 고생을 하신다면, 앞에서 다룬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급성 관절염만 진정시킨다고 해서 통풍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산 수치를 내릴 수 있는 약물 (urate lowering therapy)을 복용함으로써 급성 관절염의 재발을 막고, 만성 통풍성 관절염으로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주의하실 점은, 요산 수치를 내려주는 약을 처음 복용하시게 되면, 요산 수치가 정상화될 때까지 역설적이게도 급성 관절염이 자주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당황하셔서 약을 중단하지 마시고, 처방해준 전문의와 우선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여성보다 남성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강직성 척추염과 통풍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둘 다 염증성 관절염이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좀 더 연령대가 낮은 분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이고, 통풍은 대체로 중년이나 고령에서 자주 발병되는 요산 과다에 의한 결정유발성 (crystal-induced) 관절염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증상이 의심되신다면 꼭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약력:
Kichul Ko (고기철), MD
The University of Chicago 류마티스 내과 조교수 (assistant professor)
The University of Chicago 류마티스 내과 전임의 (fellowship) 수료
Thomas Jefferson University 내과 전공의 (residency) 수료.
Rush University 의과대학 (Rush Medical College)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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