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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 대한 획일화된 시각에서 벗어나야"

'무슬림 바로 알기' 김동문 선교사

기독교계 이슬람 괴담 나돌아
IS 테러 등으로 혐오감 확산

이슬람 하나의 색깔 아냐
획일화시키는 건 위험해

무슬림이 복음 접할 기회
기독교가 오히려 이용해야


최근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공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공화당 경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련의 사례는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넘어 공포증(phobia)까지 유발한다. 기독교 역시 이슬람을 경계한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최근 교계에서는 이슬람 괴담, 혐오적 발언 등이 소셜미디어, 설교, 기독 언론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지난 7일 LA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이슬람권에서 활동했던 김동문 선교사를 초청, ‘무슬림 바로 알기’라는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 앞서 김 선교사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오해하는 이슬람에 대해 들어봤다.

글=장열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

-요즘 '반이슬람' 정서가 거세다.



"맞다. 그러나 기독교가 이슬람에 대해 반대해야 하는 것은 '테러'나 '폭력'이어야 한다. 이를 종교와의 전쟁처럼 몰고가는 건 경계해야 한다. 특히 한국 기독교는 이슬람 포비아, 종북 포비아, 동성애 포비아 등 '3포 이슈'에 대해서는 대화의 여지 자체가 없다. 대화 채널도 없지 않나. 요즘은 이슬람 이슈가 특히 그렇다."

-선교하면서 접한 이슬람은 어떤가.

"걸프전을 이집트에서 겪었다. 9·11사태 때도 요르단에 있었다. 그때 CNN 뉴스 화면을 통해 보는 중동과 그곳에서 직접 내가 본 중동은 다른 게 많았다. 뉴스는 한가지 단면만을 사실화시켜 전하지만, 실제 중동의 일상과 그곳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입장과 시각은 너무나 다양했다. 이슬람은 한가지 색깔이 아니다."

-어떤 색깔이 존재하나.

"수많은 색이 있다. 미국도 어떤 이슈에 대해 시민들이 다양한 견해와 입장이 있지 않나. 중동 사회도 마찬가지다. 무슬림도 견해와 정서, 태도가 모두 다르다. 그들도 테러나 폭력에 대해 분노한다. 다양한 정치적 입장도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하나의 테두리 안에 넣고 쉽게 규정하고 단순화시킨다. 중동에는 여러 나라가 있다. 16억이 넘는 인구를 어떻게 획일화시켜 생각할 수 있는가. 그만큼 비전문적인 주장은 없다."

-유독 이슬람에 대해서는 그런 경향이 있다.

"'프로파간다'는 단정적, 단순화할수록 확신을 주게 된다. 무슬림은 악하다, 이슬람은 위험하다 등의 선전은 더욱 급박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기독교는 그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정신이 밑바탕 됐다. 이슬람 괴담이나 유언비어가 기독교내에서 아무런 '팩트 체크' 없이 유통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한가지 괴담 사례는.

"그런 사례는 너무 많다. 최근을 보자. 지난 2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기독교 선교사 22명이 곧 처형당하기 때문에 기도요청을 부탁하는 내용이 크리스천 사이에서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심지어 '6하 원칙'이 있었고, 실제 이탈리아에서 사역하는 한인 목사가 전한다는 정보의 출처까지 제시됐다. 누가 봐도 급박했고, 섬뜩했으며, 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을 역추적한 결과 날조로 드러났고, 최초 유포자까지 찾아냈다. 바로 어떤 선교사였다. 괴담에 나온 한인 목사는 이름 도용 피해까지 당한 셈이다."

-그런 괴담이 어떻게 퍼질 수 있나.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독 언론들도 문제다. '찌라시' 수준의 기사를 마구 양산한다. 이슬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계 정서를 이용, 팩트 검증도 안 된 1차 영어권 기사를 번역해서 재포장한다. 물론 그 콘텐츠를 접하는 개인에게 변별력을 요구하는 건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지금 기독교계는 이슬람 괴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슬람의 세계화'라는 용어는.

"우선 무슬림을 통합하는 이슬람의 '헤드 쿼터' 같은 건 없다. 중동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 그들이 종교로 하나가 돼서 한목소리로 움직이는 건 없다. 예를 들면 파키스탄의 한 이슬람 사원이 한국의 이슬람화에 관심을 갖는다면 그건 '사실'이다. 그런데 실체로 이야기하지 않고 그걸 이슬람권 전체가 움직인다고 말하면 그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우리 기독교 선교를 생각해보라. 어느 한 교회가 특정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면 한 교회의 관심이자 활동이지 거대한 집단 체재가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런 것에는 객관화된 실체가 없다. 없는 상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최근 IS나 테러 때문에 부정적 인식이 드는 건 사실이다.

"요즘 북한의 김정은이 자꾸 도발을 한다. 그걸 본 사람들이 우리를 다 같은 '코리안'으로 몰아서 적대화 시켜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다 같은 '아시안'이라고 아시안은 모두 위험하다는 식으로 단정짓는다면 그게 옳은가. 중동에서도 정부든, 시민이든 과격단체와 싸우고, 테러 행위를 적극적으로 규탄한다. 이런 부분을 배제하고 싸잡아서 매도하는 건 위험하다. 선입견은 그래서 무섭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무엇인가.

"그건 우리의 시각에서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에게 종교의 정의는 개인의 선택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무슬림에게 종교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신분'이다. 마치 태생적으로 주어지는 피부색과 같다. 종교라는 의미가 엄밀히 보면 종교가 아닌 셈이다. 그래서 무슬림은 '종족'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그 안에서는 이슬람을 '신앙'으로 받아들인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런 관심 없이 그냥 지내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실제 무슬림 인구는 과장이 많다. 거품이 크다. 그런데 우리는 이슬람과 종교 인구를 하나로 생각한다. 실제 이슬람 신앙을 가진 이들과 아닌 사람의 편차는 크다. 그건 우리에게 무슬림 선교의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무슬림 선교의 방향은.

“기독교의 가치와 체재가 정말 귀한가. 그렇다면, 그 귀함을 보여주는 건 상대로 하여금 그 가치를 맛보게 하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무슬림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유입이 무서운가. 수세에 몰렸다고 여기지마라. 반대로 선교사를 비롯한 크리스천 사업가, 노동자, 교사 등 수많은 기독인들이 지금 중동에 들어가 있다. 무슬림이 기독교 신앙과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도대체 왜 크리스천은 무슬림 유입만 두려워하고 정작 중동으로 기독교가 들어가 그 땅에 복음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주목하지 못하는가.”

-기독교인이 조심해야 할 부분은.

“지금 무슬림들이 자꾸 외부로 나오고 있다. 서구사회의 새로운 가치관과 체재를 접하며 이슬람에 대한 회의와 갈등을 겪는 경우를 본다. 우리는 극도의 긴장감은 경계하되 이것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지 말자. 무슬림이라는 조건 때문에 그들이 기독교를 접촉할 기회조차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남들은 무슬림을 배척해도 크리스천은 그들이 기독교 복음을 느낄 수 있게 곁에 있어줘야 한다.”

-이슬람에 대한 불분명한 정보를 접했을 때는.

“그 사건이 있었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생각하지 말자. 한 예로 어떤 부모가 애를 패 죽였다는 뉴스를 본다면 그것에 대해 기독교인은 안타까워하고, 슬퍼하고, 피해자를 위해 기도해주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그 이슈를 모든 부모에게 적용시켜 매도한다면 잘못된 태도다. 이슬람 이슈도 마찬가지다.”

☞김동문 선교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아랍어), 총신대학교(목회학),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구약신학)을 졸업했다. 1990년부터 이집트, 요르단 등 이슬람 지역에서 선교사로 활동해 왔다. 국제선교단체인 ‘인터서브’ 소속으로 중동전문 자유기고가, 작가 등으로도 활동했다. 지금은 사역을 마치고 지난해 미국으로 돌아와 기독교계가 무슬림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갖고 관심을 갖도록 돕는 사역을 한다. 주요 저서로는 ‘오감으로 성경읽기’ ‘이슬람의 두 얼굴’ ‘이슬람 신화 깨기 무슬림 바로 알기’ ‘요르단’ ‘기독교와 이슬람 그 만남이 빚어낸 공존과 갈등’ 등이 있다.


글=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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