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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엄마들, 혹시 육아 상처 있으세요?”

한인가정상담소 치유 프로그램
젊은층 엄마들 위한 상담 과정

육아 과정에서 남은 상처 위험
치유하지 않으면 대처 방법 잃어

언어ㆍ문화 차이 등으로 상처 많아
서포팅 그룹 통한 치유로 해결해야


한인가정상담소가 최근 자녀 양육 과정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받아 심리적인 불안감을 겪고 있는 한인 엄마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안현미 상담심리 전문가는 “위로가 필요한 엄마들이 편하게 와서 자신의 마음상태를 살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내용을 들어 보았다.

-한인커뮤니티에서는 새롭다. 어떤 것인가.

"미국에는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들을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크고 작은 힐링 프로젝트가 많다. 산후우울증을 비롯한 엄마가 된 후에 겪은 내적 상태들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서 심리적(혹은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상태인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엄마들에게는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첫 세미나를 가졌는데(3월31일) 대상이 왜 젊은 엄마들인가.

"이 세미나는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산하의 아태계 아웃리치 프로젝트 후원을 받아서 비영리단체인 한인가정상담소와 KYCC, 와이낫 커뮤니티 서비스가 공동기획으로 실시한 것이다. 그러나 일회성으로 끝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계속 연령별로 나누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첫 기획으로 마련한 대상이 3세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젊은 엄마이다. 이들은 24시간 정신없이 육아에 매달려 오다가 처음으로 자녀를 프리스쿨에 보내면서 몇 시간이나마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때이다. 묘하게도 인간의 심리는 이제껏 해오던 것이 비록 힘들고 부정적인 상황이었다고 해도 일단 그 상태가 멈추면 불안해하면서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변화가 찾아온 것에 대한 불안감 내지는 '이렇게 편해도 되나' 라는 죄책감마저 작용하게 된다. 만일 이 같은 걸 느끼는 엄마라면 꼭 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하겠다."

-한가해 졌는데 왜 불안한가.

"단지 한가해졌다고 해서 불안한 것이 아니다. 마음의 여유가 찾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나'를 되돌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심리는 과거를 생각할 때 우울해지고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해진다. 육아를 3년 정도 한 엄마들의 마음 상태가 바로 이러하다. 그 이유는 처음 해 본 엄마로서의 '육아'가 알게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점검하여 해결해야지 아이가 사춘기가 되는 중고등학생일 때 잘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엄마들의 마음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본인은 물론 남편과 자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주로 어떤 상처인가.

"아이러니하게도 배우자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받는다. 심리상담을 하면서 발견한 것이 미국서 자라 교육받은 젊은 아빠라 해도 일단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되고 나면 자신의 1세 부모님 즉 아버지를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건 아내의 일'이라며 상당히 보수적인데 특히 육아가 그러했다. 상담한 젊은 엄마들은 퇴근한 남편들이 아이가 우는 것에 대해 '왜 울게 하느냐'며 마치 엄마가 잘못 키워서 그런 것처럼 책망하는 태도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밤에 일어나 우유를 타서 먹이는 것에 대해서도 대부분 젊은 아빠들은 당연한 태도를 보였다. 요즘 여성들도 똑같이 교육받고 결혼 혹은 임신 전까지만 해도 사회활동을 한다. 남녀평등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편은 신문 보는데 왜 나는 이렇게 혼자서 힘들어야 하지?'하는 섭섭함이 쌓이면 상처로 남게 된다."

-아이로부터는 어떤 상처를 받나.

"프리스쿨에 보낸 엄마들이 받는 첫 상처는 제일 먼저 다른 엄마로부터 받는다. 영어권이 아닌 한인 엄마들의 경우를 보면 그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육아를 했는데 뭔가 잘못 한 것 같은 불안감을 갖게 된다. 한 예로 이제껏 아이가 집에서 소파 위에서 뛰는 것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러한 행동이 프리스쿨에서는 문제로 지적 대상이 되는 것이다. 미국적인 것을 너무 모르는 엄마라는 자책감과 함께 찾아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상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더 심해지지 않을까.

"아이가 초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교에서는 이렇게 하라는데 엄마는 왜 저렇게 하라고 하지? 하면서 엄마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태도에 큰 상처가 된다. 앞으로 미국에서 어떻게 교육시켜 나가야 할지 불안감이 더 생기면서 엄마로서 자신감 상실과 함께 우울해진다."

-어떻게 힐링을 하나.

"위에서 언급한 상태들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참석한 엄마들을 통해서 나만의 문제라는 고립감, 죄책감, 억압감에서 벗어나 해결책을 찾아나설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 엄마라는 동지애이다."

-남편에게 또 자녀에게 받은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

"지난 일주일 동안 자신의 감정상태를 다섯 가지 색을 이용하여 표현해 보라고 한다. 분노는 빨간색, 불안감은 분홍색, 평화로움은 파란색 식으로 그려보라고 한다. 그림을 통해서 그 상태를 알아내는 아트 치료인데 말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표현된 자신을 대할 때 더욱 정확하게 마음상태를 알 수 있다. 한 젊은 엄마는 온통 빨간색으로 그려진 나의 마음 상태를 보는 순간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분노가 있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차츰 상담과 그룹 나눔을 통해서 빨간색이 줄어들면서 '평화로움'인 파란색이 등장하는 걸 보게 된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이 치유되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일종의 그룹 치료와 같은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표현한 것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다 같은 아내요 엄마라는 입장에서 서로를 위한 '서포팅 그룹'으로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현재 마음상태를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인데 그 방법을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준다. 미국에서 육아와 교육을 시켜야 하는 한인 엄마들은 한국보다 주변에서 도움을 받고 또 정서적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더 힘들어 한다. '독박 육아'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모든 걸 외롭게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프로그램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연령별로 엄마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니 많이 동참하길 바란다."

▶문의: (213)235-4848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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