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상의 보석이야기]아내에게 진짜 사랑 받는 방법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엘로우 다이아몬드, 티파니 엘로우
보안상 많은 보석 가게가 문을 잠그고 비즈니스를 한다. 어떤 분들은 초인종을 눌러야 문을 열어주는 시스템에 불편을 느낀다. 보석상 입장에선 당연히 보안상 문을 잠그고 할 수밖에 없다. 값비싼 물건을 쇼 케이스에서 꺼내 보여 주어야만 하기 때문에 보석상뿐 아니라 손님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보안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들어오면서 잠긴 문을 트집 잡는다면 그 사람은 손님이 될 확률이 별로 없다.
어떤 분들은 가게에 들어 오자마자 무작정 물건값을 물어본다. 그런 분들은 100% 안 사는 분들이다. 물건에는 관심이 없고, 물건값만 알고 싶다는 소리로 들린다. 물건을 사러 들어온 손님들은, 물건에 관심을 갖고 찬찬히 살핀 후 물건을 착용해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물건이 나한테 어울리는지를 확인하고 물건값을 물어본다.
내가 처음 보석 소매를 시작한 것은 백인들이 사는 팜 스프링스 지역이다. 처음 소매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어떤 사람이 실수요자고 어떤 사람이 아이쇼핑을 하는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되었다. 그래서 모델같이 예쁘고 화려한 사람이 들어오면 큰손이라 생각해 최선을 다했다. 반면 외모가 평범하면 눈요기나 하고 가겠지 하고 시큰둥했다.
하지만 의외로 큰 돈을 쓰는 속칭 ‘큰손’은 동서양을 떠나 외모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사람들이다. 삶이 바빠 자기 자신을 꾸미기보단 가족과 일에 몰두하기에 본인을 위한 시간이 별로 없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그들의 부를 이루었기에 보석을 구입하는데 있어서도 당당하고, 남편들 역시 열심히 산 아내를 생각해서 기꺼이 사주고 싶어 한다. 외모가 화려한 사람은 보이는 것이 전부일 때가 많다. 속이 허하니 밖이라도 화려하게 꾸미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매장에 있는 물건을 살핀 후 사진을 찍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 대부분 이런 분들은 누군가에 보여주고 당장이라도 살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15년간 소매업을 하면서, 사진 찍고 다시 와서 사 가신 분이 한 분도 없다. 다른 곳에 보여 주고 이렇게 만들면 얼마가 드는지 물어 보려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아냐고요? 저한테 그런 분들이 많이 오거든요. 그래서 언제부턴가 사진 찍는 걸 허락하지 않지만 그래도 막무가내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다.
여자들은 값을 떠나 디자인이 우선 마음에 들어야 관심을 갖는데 반해 남자들은 같은 값이면 더 큰 사이즈를 좋아한다. 여자는 감성적인데 반해 남자는 경제적인 동물이다. 가끔씩 아내의 선물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는 남자 손님들이 있는데 내 입장에서는 쉬운 손님이다. 남자들은 물건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쓰려 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대비 괜찮은 물건을 권하면 대부분 쉽게 산다. 아내에게 진짜 사랑 받는 방법은 아내를 가게에 데리고 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게 한 후 본인은 멋있게 돈만 내면 된다.
보석상에게 있어 가장 큰 단골손님은 누굴까? 돈 많은 부자의 안방마님? 노노노. 보석을 좋아하는 부잣집 바깥양반이시다. 고가의 보석은 아무리 돈이 많은 여자라도 남편의 동의 없이 쉽게 구입하지 못한다. 아내는 좋아하는데 남편이 관심이 없으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하나 얻어 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남자가 보석을 좋아하는 경우는 여자가 원치 않아도 마음에만 들면 계속 살 수 있다. 이런 경우 남자가 돈까지 지불하고 갔지만 부인이 와 물러 달라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보석을 과연 좋아할까 의아해하는데 생각보다 보석 좋아하는 남자들이 많다. 남자도 좋아하는데 여자까지 보석을 좋아한다면 이런 손님은 보석상에게 있어 최고의 손님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지금까지의 얘기는 전적으로 내 개인의 생각이다.
보석상식 43: 세계에서 가장 큰 엘로우 다이아몬드, 티파니 엘로우
오늘날 현존하는 가장 큰 엘로우 다이아몬드 중에 하나인 티파니 엘로우는 뉴욕 맨허튼 Fifth Avenue의 티파니 매장에 전시되어 있다. 1877년에 사우스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원석의 원래 무게는 287.42 캐럿이었지만 연마 과정을 거쳐 지금의 무게인 128 캐럿이 되었다. 1877년 찰스 티파니에게 팔렸으며 티파니 엘로우는 지난 140년 동안 단 2번만 착용하게 되었는데 한 번은 1957년 미세스 화이트하우스가 로드아일랜드 뉴포트에서 열린 티파니 파티에서 착용했고, 두 번째는 1961년 오드리 햅번이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라는 영화 홍보를 위해 착용한 것이 유일하다.
HARRY KIM (K&K FINE JEWELRY)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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