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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기획연재]미국의 오늘을 찾아서 <끝>

정치관 다르다고 배척 않아...다양성 존중
중산층 백인에 반이민 정서 팽배
트럼프 지지층 다채, 소수 아니다

수많은 패배자들의 한낱같은 바람과 희망으로 번영을 유지하는 도시 라스베이거스. 그 가장 높은 건물에는 ‘트럼프’의 이름이 선명히 박혀 별처럼 빛난다. 라스베이거스의 전당대회에서도 트럼프는 중심에 서있다. 라스베이거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도시다. 수많은 주민들이 집을 잃었고, 더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환락의 밤거리 네온빛에 비낀 그림자 속 수많은 호텔에서 식당에서 묵묵히 일하던 미국인들 중 상당수는 멕시코 등지에서 건너와 자리잡은 라티노계 주민들이다. 이들 이민자들 상당수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를 탐욕스럽고 이상을 등진 거악의 아이콘으로 보는 이들 노동자들은 트럼프의 성들이 지배한 탐욕의 도시를 미국 전체로 확대시킬 수 없다고 쑥덕인다.

하지만 트럼프는 또다른 많은 이들에게 희망으로 우뚝 서있다.

뉴햄프셔 지역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10대 자원봉사자 제이슨 포로젝(17)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불법 이민자를 막는 콘크리트 담’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끌려 자원봉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CEO의 모습으로 출연한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는 그가 12살부터 즐겨봤던 TV쇼다. 위엄있고 현명하고, 재치있는 트럼프의 이미지는 그가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이다. “언젠가 트럼프처럼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소년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선생님들, 친척들에게 트럼프 지지를 호소한다. 어른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청소년에게 자신의 믿음과 다르다며 타박하지 않는다. 다양성이 존중 받아야 하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중산층 백인들 사이에서 반이민 정서가 팽배했다는 이야기는 뉴스거리도 아니다. 대학과 연구소들이 가득한 미시건 외곽에서도 그같은 분위기는 쉽게 접할 수 있다. 공화당계 자원봉사들은 열 집을 다니면 아홉 집에서는 “불법이민자는 쫓아내야 한다”, “장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수긍한다고. 최소한 “거리의 수많은 불체자들이 미국 시민권을 얻는 꼴은 절대 보고싶지 않다”는 것이 백인 중산층들 대부분의 솔직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한 테드 크루즈 지지자는 몇 년 전까지 백인들만 살던 한 아파트의 현재 입주 가정 중 절반이 인도계라고 끔찍해했다. 그는 “아파트 입주자 대부분이 인도에서 온 컴퓨터 전공자들”이라며 “그들 하나하나가 미국 주민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여기서 터를 잡았다고 생각하면 더 소름이 돋는다”고 말한다.

이들의 목소리는 소수의 불평이 아니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를 둘러싼 수많은 지지층들의 면면에는 그의 쇼맨십에 열광하는 단순 팬들, 그의 부를 찬미하는 숭배자들, 그의 과격한 주장에 동조하는 급진주의자들, 그가 행하는 파격을 기존 정치인들의 한계를 부술 새로운 존재라고 믿는 정치혐오자들이 자리잡는다. 그리고 그들은 ‘대세’로 트럼프를 미국의 지도자로 세우고 있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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