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하고 참회한 기독교인의 표상"
신앙인 ‘윤동주’의 삶 주목
작품 구석구석 기독교 '향기'
시집과 생애 다룬 연극 각광
영화 '동주' 상영에 기대 만발
“크리스천 윤동주 많이 나오길”
민족 시인 윤동주(1917~1945). 시대가 그를 다시 호출하고 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동주’가 최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윤동주 시인의 초판본 시집은 서점가의 화제로 떠올랐다. 그의 삶은 연극과 뮤지컬로도 그려지고 있다. 지금 한국은 ‘동주 열풍’이 분다. 기독교계도 윤동주 시인의 삶을 주목한다. 그는 신앙인이었다. 펜에는 기독교의 정신이 묻어났다. 그 가치로 민족의 아픔을 적었고, 시대의 현실을 썼다. 영화 ‘동주’가 4월1일 LA지역 CGV에서 개봉한다. 개봉을 앞두고 종교의 관점에서 그의 흔적을 살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윤동주 시인은 '디아스포라'였다.
그는 만주 '명동'에서 태어났다. 증조부 때부터 북간도로 이주해 살았던 실향민의 후손이다. 경성으로 가서는 고향이었던 만주 명동마을을 그리워 했고, 이후 일본 유학시절 때는 조국을 가슴에 품고 울었다.
그런 면에서 그의 삶은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는 한인 이민자들과 정서적 영역을 공유한다.
윤 시인은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모태 신앙'이었던 셈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 세계관의 영향을 받았다. 조부는 장로였고, 부친은 집사였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이상명 총장은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학교는 모두 기독교학교였으며 민족학교이기도 했다"며 "기독교적 세계관과 기독교인으로서 의식을 갖고 계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유아세례를 통해 신앙인의 정체성을 갖게 된 그는 은진중학교 시절부터 용정중앙교회 주일학교에서 유년부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다.
기독교 신앙은 디아스포라의 삶, 민족 정신, 역사 의식 등과 결합하며 그의 작품 세계로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권희돈 교수(전 청주대)는 윤 시인의 작품을 두고 "그의 '시 정신'은 기독교적이다. 예수가 갖고 있는 올곧은 신앙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며 "외부와 내면이 편차 없는 삶을 살았다. 고통과 고독을 감내하는 인내의 소유자였다"라고 평가했다.
그의 시에는 기독교 사상이 짙게 묻어있다. '십자가'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은 기독교의 사랑과 희생, 용서, 내세에 대한 갈망 등이 깊이 내포돼있다.
이효상 목사(미래목회포럼)는 "시인 윤동주는 교회가 간직해야 할 소중한 믿음의 선배라는 이유도 있지만,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 때문에 행복했던 시인, 부끄러움을 부끄러워하고 참회할 줄 아는 기독인의 표상이 되기에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암울한 역사 속에서도 자기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며 살아간 '크리스천 윤동주'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동주 시인의 생애가 부각되면서 그에 대한 시대적 맹목보다는 실천적 행동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로 만나는 윤동주'를 쓴 김응교 교수는 "윤동주를 '기독교 시인'으로 가두지 말자.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자세를 갖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실천할 때 진정한 그의 의도가 전해질 것"이라며 "윤동주를 읽고 아무런 실천이 없다면, 윤동주를 단지 유행의 한 가지로 소비하고 즐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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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개봉…단체 할인
영화 감상문 공모전도 실시
윤동주 시인의 삶을 다룬 영화 ‘동주’가 오는 1일 LA지역 CGV(621 S. Western Ave)에서 개봉한다. 현재 미주중앙일보는 한인교계를 대상으로 단체관람 요청을 받고 있다.
미주중앙일보 사업팀 신승우 차장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시인 윤동주의 삶과 당시 교회가 마을 학교를 운영하며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영화 속에서도 그려지기 때문에 교인들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라며 “영어자막도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한인 2세들에게 올바른 민족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적인 영화가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미주중앙일보를 통해 단체 관람 예약(10명 이상)을 하게 되면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 단체 관람을 요청할 경우 교회를 위한 단독 상영회(전석 153석)도 가능하다. 영화 ‘동주’에 대한 감상문 공모전도 있다.
대상은 중ㆍ고등학교, 대학생이다. 마감은 오는 4월29일까지다. 레터사이즈 2장 이내(한글 또는 영문)로 감상문을 써서 이메일(shin.seungwoo@koreadaily.com)로 보내면 된다. 수상작은 부문별로 선정할 예정이다.
한편, 영화 상영시간은 오전 10시15분, 오후 1시, 오후 4시, 오후 6시30분, 오후 9시 등이다.
▶단체관람 문의: (213) 368-2518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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