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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도록 찬란했던 청춘, 윤동주

동주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감독: 이준익
출연: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장르: 드라마
등급: 없음 (한국은 12세 이상 관람가)


일제 강점기, 시인을 꿈꾸던 문학 소년 윤동주(강하늘)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고 글도 잘 쓰는 송몽규(박정민)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둘은 함께 일본 유학의 길을 떠난다. 송몽규는 더욱 독립 운동에 매진하고,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윤동주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이준익 감독이 '사도' 이후 반년 만에 신작 '동주(영문제목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로 돌아왔다. 사도세자의 비극을 부자간의 파국적인 관계에 집중해 그려냈던 그는 '동주'에서도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 비극의 서사를 풀어낸다. 함께 북간도에서 자라나 연희전문학교 졸업, 일본 유학 등 같은 행보를 걷다가 후쿠오카 교도소에서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 한 윤동주와 송몽규, 두 미완(未完)의 청춘을 흑백 화면 속에 되살려낸다.

이야기의 진행 또한 '사도'와 많이 닮아 있다. 후쿠오카 교도소에 수감된 윤동주와 송몽규가 일본 고등형사(김인우)의 심문을 받는 현재와 그들이 낯선 땅의 감옥에 갇히게 되기까지의 과거가 교차 편집돼 병렬 구조로 그려진다. 영화의 타이틀은 '동주'이지만,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의 삶도 꽤 비중 있게 묘사된다. 짧았던 28년의 삶을 대부분 함께했기에 윤동주의 삶에 송몽규가 차지하는 크기는 절대적이다. 영화는 둘의 관계를 경쟁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는 라이벌로 그렸다. 한마디로 서로에게 거울 같은 존재다. 또렷이 부각되는 두 인물의 상반된 성향은 밋밋할 수도 있는 이야기에 생동감과 극적 긴장을 부여한다. 불나방처럼 항일 투쟁에 몸을 던졌던 송몽규의 저돌적인 모습과, 시(詩)로 시대의 아픔을 그릴 수밖에 없어서 스스로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는 윤동주의 속마음이 대조적이면서도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송몽규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던 윤동주의 인간적인 면모를 포착해내는 등 영화는 윤동주라는 인물의 삶의 여백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풍성하게 채워간다. 시인 윤동주를 만든 일등공신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를 잊힌 역사의 뒤안길에서 다시 불러냈다는 점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성취다. 강하늘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들은 정갈한 흑백 화면,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와 어우러지며 가슴 한 켠이 아려올 정도의 먹먹함을 안겨준다. '동주'는 가슴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

영화 '동주'는 내달 1일 북미 주요도시에서 전격 개봉될 예정이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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