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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는 신화] '뮤즈'가 사는 뮤지엄

지중해 크루즈를 다녀오셨거나, 아니면 육로로 로마를 다녀오신 분들은 이곳이 기억나실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입니다. 로마 시내에 자리잡은 이 나라는 바티칸 언덕과 평원을 포함해서 0.44㎢의 면적에 인구는 약 400명 정도인 독립국가입니다. 이전에는 로마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반도 중부를 넓게 차지한 교황령이 있었으나, 19세기 이탈리아 왕국에 강제합병돼 소멸했다가 1929년 라테라노 조약으로 독립했답니다. 교황이 통치하는 일종의 신권 국가로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총본부 역할을 하고 있지요.

성 베드로 대성당, 사도 궁전, 그리고 메켈란젤로의 천지창조로 유명한 시스티나 성당을 포함하고 있기에 여행 좀 했다하는 사람들은 꼭 들르는 곳이죠. 위 큰 사진의 가운데 마치 정문처럼 보이는 곳은 출구이고 입구는 왼쪽 조그만 사각형으로 보이는 곳입니다.

항상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국경(?)을 따라 왼쪽으로 길게 줄을 서고 있습니다. 건물 외벽이 바로 국경인 셈인데, 그렇다면 입국이라고 해야지 왜 입장이라고 하냐구요? 오른쪽 작은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입구에 '바티칸 시국'이라는 말 대신에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이라고 큼지막하게 씌어 있습니다. 말씀 드린대로 온통 예술품과 유물로 이뤄진 곳이니, 나라 전체가 박물관이나 다름없지 않겠습니까? 어쨌든 나라 입구에 떡하니 무사이(Musei)라고 붙어 있습니다.

Musei, 영어 뮤즈(Muse)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뮤즈와 같은 말인 무사(복수ㆍMusei)는 예술을 장려하는 신녀들입니다. 신녀는 신이라기보다는 가까이서 신을 보필하는 이들을 말하는데, 음악을 뜻하는 '뮤직(Music)'은 바로 이 무사에서 온 말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바티칸의 무사들이 사는 집'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스어로는 무사들이 사는 집을 '무세이온(Museion)', 라틴어로는 '무세움(Museum)'이라고 합니다. 바로 영어의 '뮤지엄', 즉 박물관입니다.-그리스 로마신화. 이윤기

무사는 신전에서 신탁(Oracle)을 받아내는 신 또는 제사장을 돕는 신녀들이었는데,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연주면 연주 등 오늘날로 말하자면 종합예술인들이었습니다. 박물관이 바로 종합예술을 모아 놓은 곳이니, 그녀들이 사는 집으로 안성맞춤인 거죠. 오라클은 가주에 본사를 둔 매출 규모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회사 이름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인간의 영역을 띄어 넘어 신탁의 경지로 끌어 올리고 싶었던 걸까요?

각설하고요. 무사는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의 딸로서 예술을 분담했습니다.

어떤 이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딸이라고 합니다만. 이들은 모두 아홉 명이었는데, 각기 문학, 미술, 음악, 과학 등을 맡았습니다. 칼리오페는 서사시를, 클리오는 역사를, 테르프시코레는 합창단의 춤과 노래를, 멜포메네는 비극을, 에라토는 연애시를, 폴림니아는 성가를, 우라니아는 천문학을, 탈리아는 희극을, 에우테르페는 서정시를 주재했습니다.

파르나소스 산과 헤리콘산이 이들의 거처였는데, 학예의 신 아폴론(아폴로ㆍ로마신화)이 그들의 선도자였습니다. 올림포스 산에서 연회가 열릴 때마다 아폴론이 연주하는 수금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그리스의 여러 고대 서사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이 이야기의 발단을 노래하거나 또는 화자가 되어 작품의 서술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제 그 흔한 뮤지엄이 새롭게 보이십니까?


글.사진 =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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