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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묶는 '부도칸' 세워 개발 확산 막았다

[기획취재] 난개발 해법 리틀도쿄서 찾다…랜드마크 건립

LA시 주차장 땅 무상 임대
난개발 막는 방어선으로
주민들 앞다퉈 시간·돈 보태
정부서 1000만달러 받아내


리틀도쿄는 난개발을 막고자 3년전 대표단체들이 범커뮤니티 협의체를 조직해 '지속가능한 리틀도쿄(Sustainable Little Tokyo·SLT)'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타운 사방이 둘러싸인 위기속에서 오히려 합심해 향후 100년 앞을 내다보고 만든 장기 계획안이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계획안 중 가장 중요한 핵심 사업이 실내체육관인 '부도칸(Budokan·무도관)' 건립 프로젝트'다. 부도칸은 단순한 체육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난개발을 저지하는 물리적 방어선이자, 정체성 보전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커뮤니티를 하나로 뭉치게 한 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의 랜드마크가 될 한미박물관은 아직 그 역할의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리틀도쿄서비스센터(LTSC)의 콘퍼런스 룸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리틀도쿄의 숙원이 현실이 됐습니다. 모금액이 목표 예산의 80%를 돌파했습니다. 드디어 내년에 첫 삽을 뜰 수 있게 됐습니다."

보고를 마친 LTSC의 딘 마츠바야시 국장은 환하게 웃었다. LTSC는 '지속가능한 리틀도쿄' 계획안의 주도 단체다. 이날 보고 주제는 그 계획안의 핵심인 '부도칸 프로젝트'다.

마츠바야시 국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부도칸은 리틀도쿄가 40여년간 추진해온 숙원 사업이다. 1970년 중반 리틀도쿄 지도자들은 도쿄의 닛폰부도칸을 본따 'LA부도칸'을 짓자고 뜻을 모았다. 계획은 좋았지만 탄력을 얻지 못했다. 예산이 부족했고, 부지도 없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해 중단되고 말았다.

그러던 2011년 LTSC가 전환점이 될 쾌거를 이뤘다. LA시정부 소유 주차장을 무상으로 임대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스트리트 선상 1가와 2가 사이의 4만 스퀘어피트 크기로 시장가치는 700만달러에 달했다. 금전적인 가치를 넘어 부지 양도는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LTSC의 크리스틴 후쿠시마 프로젝트 매니저는 "현재 리틀도쿄에 남은 정부 땅은 3곳밖에 없다"면서 "난개발 후보지 하나를 커뮤니티가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지를 얻으면서 프로젝트는 되살아났다. LTSC는 그 필요성에 대해 적극 홍보에 나섰다. 마츠바야시 국장은 "부도칸은 리틀도쿄를 역사적, 문화적 고향으로 후세에 보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알렸다"고 말했다.

마지막 남은 숙제는 2350만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 마련이었다. LTSC는 정부 지원금 유치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확보한 모금액 1800만달러의 55%인 1000만 달러가 주·카운티·시정부 지원금이다.

재력가들도 앞다퉈 기부했고, 어린이들부터 노인까지 주민 전체가 힘을 보탰다. 한 예로 지난해 유소년보울링 토너먼트에 참가한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9000달러를 부도칸에 기부했다.

주LA일본총영사관도 적극 지원했다. 지난해 11월 해리 호리노우구치 총영사는 기부자들과 단체장 100여명을 초청해 관저에서 만찬을 열고 후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부도칸에는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후쿠시마 매니저는 "여러차례 주민 공청회를 통해 설계를 3번 바꿨다"며 "옥상에 일본식 기와를 올리려다 정원을 조성하는 쪽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자원봉사자들이다. 전 커뮤니티가 돈과 시간을 기꺼이 투자하는 이유를 마츠바야시 국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이세이(1세), 니세이(2세)들은 지금 우리가 사는 타운을 세웠다"면서 "이제 타운을 보전할 책임은 욘세이(4세), 고세이(5세), 신이세이(신 1세·1960년대 이후 신규 이민자), 신 니세이(신 2세)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한인들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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