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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영어식 동사 활용 배우다 기진맥진"

스페인어 신문법과 회화 출간
마르띤 백씨 12년 만에 완성
영어문법에 따라 배우기 힘들어
한국인에게 맞는 문법 새로이

"스페인어는 한국사람들이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언어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너무 어려운 방법을 택하고 결국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마르띤 백 선생을 역사학자가 아닌 스페인어 저술가로 만났다.

그가 최근 문법책, 동영상 해설, 사전 등을 포함한 '마르띤 스페인어 신문법과 회화'라는 학습 패키지를 12년만에 완성했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미국땅에서 마르띤 백 선생보다 스페인어를 잘하는 한인은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스페인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스;운 이론과 실제에 정통한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한인들이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영어권에서 만든 교재나 문법, 교습법으로 배우기 때문입니다. 영어와 스페인어는 한국어와 일본어 같이 가까운 언어가 아닙니다."



백씨는 그래서 한인들에게 맞는 신문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 이제까지 학교에서 배운 스페인어 문법은 엉터리였다는 결론이라 불편해진다. 그렇지만 불편해도 버릴 것은 버리는 게 세상 순리여야 한다고.

백씨는 "나도 학부(외대 스페인어과)에서 똑같이 배웠다. 하지만 라틴어의 특성을 무시한 동사 변화는 끔찍하다 못해 공포였다"며 "왜냐하면 영어 문법에 스페인어를 포함한 라틴어를 구겨넣는 바람에 외국인은 배우기 어려운 언어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는 주위에서 라틴계가 아닌 영어권 학생들이 스페인어를 고교에서 한참 배우고도 몇마디 못하는 것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한국어 배우기가 외국인에게 어려운 것도 한국어 문법을 이해하지 못해서다."

어느 나라 말이든 한가지 따져볼 것이 있다. 말과 문법 중 어떤 것이 먼저인가. 닭과 달걀과의 관계가 아니다. 항상 말이 먼저다. 말이 있고 그 다음에 문법이 있다. 그런데 영문법에 스페인어 문법을 짜맞추기에 원어민이 아니면 스페인어를 배우기 어렵게 된다. 영문법에 꾸겨 넣어진 스페인어 문법을 한인들은 그냥 배웠다.

그래서 남미에서 20년 넘게 스페인어를 몸으로 익힌 백씨의 신문법이 남다른 이유다. 어차피 말이 먼저이므로 문법에 구애 받지 않은, 특히 영문법의 '오류'로부터 벗어난, 한인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오리지널 스페인어 문법이 됐다.

백씨가 짚은 영어와 스페인어의 다른 점 몇가지는. 첫째, 라틴어는 영어가 워드 단위 언어인데 반해 글자 단위 언어다. 둘째, 1인칭인 '나'를 빼고는 모두 3인칭이다. 상황에 따라 동사변화가 되는데 라틴어에는 1인칭과 3인칭 동사변화만 있다. 셋째, 의문문은 모두 3인칭이고 긍정문은 모두 1인칭 동사변화를 쓴다. 그의 신문법의 핵심은 영어로 대표되는 게르만어들과 달리 동사변화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 그리고 한국어와 스페인어가 유사한 측면이 배우기 쉬운 언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한다.

첫째, 한국어가 '~다'로 끝나듯이 스페인어도 동사원형이 '~AR'로 끝나고 둘째 동사원형 뒤에 인칭과 시제를 뜻하는 공통된 글자가 붙어서 문장을 구성한다. 셋째, 동사구조, 활용법, 존댓말 등이 비슷하다. 넷째, 발음과 철자가 쉽다. 다섯째, 조동사, 숙어, 관용어, 속어가 없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동사원형에 다른 말을 붙여 쓰죠. 예를 들어 '찾'다가 '찾'는, '찾'은, '찾'아 이런 식으로 변하는데 저희가 찾다를 알면 모두 응용을 할 수 있잖아요. 이걸 다 외우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영어권에서는 이걸 다 외우게 합니다."

결국 영문법식으로 접근하면 동사 하나를 과거, 현재, 미래, 진행형, 직설법, 가정법, 명령법, 완료형 등 20가지 정도로 활용한다고 믿는다. 덕분에 수업시간에 동사변화 외우다가 실패하게 쉽다. 하지만 한국어나 스페인어는 동사원형에 동사변화 규칙만 익히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8주면 기본 문법까지 다 배울 수 있게 된다.

백씨는 "스페인어는 특히 동사변화가 변칙이 없다"며 "영어권 1~3인칭, 과거형, 명령법 등으로 배우면 안된다. 평생 못배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60시간만 제대로 500~600단어만 익히면 회화가 가능한 이유라고 한다. 그는 "현재 한국어로 나와있는 스페인어 교재가 영어권, 일본어책을 번역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제야 진정한 스페인어 교재가 세상에 나온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문의:(213)381-0041, martinpaik1210@gmail.com

▶유튜브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dDhtmEK684 (마르띤 스페인어 신문법 1부), https://www.youtube.com/watch?v=n0HlN59jxok(마르띤 스페인어 신문법 2부)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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