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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상의 보석이야기]영국 황실의 프로포즈 반지는 재수가 없다?

그녀가 내 돈에 손을 댄다는 것을 나는 한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론은 쉽지 않았다.

여느 콜롬비아 사무실처럼 그녀는 사무실 청소를 비롯해 손님을 위해 음료를 서빙하고, 가끔씩 시간이 없어 점심을 나가서 먹을 수 없을 때 간단한 음식을 나에게 준비해 주었다. 그리곤 일주일에 두 번씩 내 아파트 청소를 잊지 않고 해주었다.

나는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해 아파트 옷장 깊숙한 곳에 얼마의 현찰을 항상 숨겨놓고 다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숨겨놓은 돈이 가끔 그것도 조금씩 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다. 아예 한 번에 현찰이 통째로 사라지거나 계속해서 조금씩 돈이 빈다면 금방 알아차렸을 텐데 사라지는 돈의 액수가 거의 차이가 없었고 그것도 어쩌다 모자라기 때문에 내가 카운트를 잘 못했나, 아니면 최근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나 내 정신 상태를 스스로 질타하곤 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정하고 몇 번이고 돈을 세어 그 자리에 갖다 놓으면 신기하게도 그녀가 다녀간 다음날 정확하게 그 돈이 그 자리에 있었다. 괜히 그녀를 의심했다고 생각하니 그녀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그러다 한참을 더 지난 후 나는 그녀가 내 돈을 가져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평소에는 커피를 블랙으로 마신다. 하지만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설탕을 듬뿍 넣어 마시는 버릇이 있는데 그녀는 내가 커피에 설탕을 타서 마시는 날에는 그 전날 내가 술을 마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날만을 골라 내 돈에 손을 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술 때문에 정신이 없어 없어진 돈에 대해 내 탓으로 치부한다는 것을 알고하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많은 돈도 아니고 딱 한 장의 지폐만 가지고 갔다.

나는 콜롬비아에서 생활하면서 궁금했던 한 가지가 있었다. 내가 아는 한 콜롬비아 은행 지점장은 여자들이다. 남자가 지점장인 곳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한 번은 이런 궁금증 때문에 지점장에게 물어 본 적이 있었다. 왜 지점장이 모두 여자인지를. 물론 내가 물어 본 지점장 역시 여자다. 그녀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여자는 남자들처럼 간이 크지 않아 사고를 쳐도 작게 치기 때문에 은행에 끼치는 피해가 적어 남자보다는 여자를 지점장으로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실을 알고 나니 그녀에게 화도 났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잘못이 더 크다는 것을 느꼈다. 견물생심이라 하지 않나. 눈에 보이는 돈의 유혹을 그녀가 그냥 지나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라면 땠을까 생각해 보니 나 또한 그런 유혹에 자유로울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곳에 돈을 두지 않았다면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을 거고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두고 고민 또 고민했다. 그녀의 이런 행동을 없던 일로 그냥 모른 채 하고 넘어갈 수도 없었고 그녀에게 책임을 묻고 그녀를 해고하자니 그녀의 세 아이들 생각났다.

몇 달에 한 번씩 주말에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데리고 야외에 나가 바비큐 파티를 하곤 했고 나는 그때 그녀의 세 아이들을 만나곤 했다. 당장 그녀가 그만두게 되면 아이들만 데리고 사는 그녀의 생계가 막막하게 된다.

싱글맘으로 세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디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콜롬비아와 같은 저소득 국가에서는 더더욱 녹녹한 일이 아니다. 그녀의 월급으론 아이들과 살수 있는 방 한 칸에 겨우 끼니 해결하기도 빠듯할 것이다. 그녀를 해고하지 않고 그녀에게 이런 행동은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나는 우선 옷장에 숨겨 두었던 비상금을 치우면서 내가 그녀의 행동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술을 먹은 다음날이면 호텔에서처럼 식탁 위에 땡큐 노트와 함께 약간의 팁을 놓고 나왔다.

“고마워 ㅇㅇㅇ 내방을 깨끗이 치워 줘서”

그녀는 내가 회사를 닫는 그날까지 나와 함께 일해 주었고 누구보다도 나와의 작별을 섭섭해했다.

보석상식 39: : 영국 황실의 황태자비 다이애나의 프러포즈 반지



영국의 황태자 찰스가 다이애나비와 약혼할 1981년 당시 찰스가 다이애나에게 선물한 사파이어 반지는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12캐럿의 세일론 사파이어에 14개의 작은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는 그녀의 약혼반지는 특별히 영국 황실에서 주문된 커스텀 메이드가 아닌 제라드 보석가게 쇼케이스 안에 전시되어 있던 여러 반지 중에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가격 또한 미 달러로 육만 불 정도 하는 그리 비싸지 않은 반지였던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와 가치를 논할 수 없는 수많은 진귀한 보석들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 황실에서 이렇게 수수한 약혼반지를 선물했다는 것은 분명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다이애나비가 사망한 후 이 반지는 윌리엄 왕자에서 물려주게 되었고 재수 없는 반지라는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윌리엄 왕자가 캐서린 미들턴에게 결혼반지로 선물을 하게 됩니다.

윌리엄 왕자의 약혼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반지는 보통 사람들의 반지라는 뜻의 COMMONER'S SAPPHIRE라고 불려집니다. 다이애나비와 캐더린 미들턴이 대단한 귀족의 집안이 아닌 평범한 집안 출신이라 붙여진 이름인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재수 없는 반지가 아닌 영원한 엄마의 사랑이 담긴 행복한 반지로 남기를 바라 봅니다.

HARRY KIM (K&K FINE JEWELRY) kkfinejewel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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