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프리오 수상에 무대 뒤까지 '브라보!'
이경민 기자의 Back Stage[아카데미 시상식 생생 현장]
▶브라보! 디카프리오
백스테이지에서도 이날의 스타는 단연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다. 기자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디카프리오의 이름이 호명되는 장면이 중계될 때부터 200여 명의 기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디카프리오가 한 손에 오스카 트로피를 굳게 쥐고 감독상 수상자인 알레한드로 이냐리투와 함께 '위너스 룸'에 들어오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무대에서보다 한층 상기된 얼굴로 기자들 앞에 선 디카프리오는 "이냐리투와 함께 한 작업은 진정한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카메라 밖에서 나눈 모든 이야기가 스크린 위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여정"이었다고 다시 한 번 감독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그는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온 이냐리투 감독과 치보(이매뉴얼 루베즈키 촬영감독)가 놀라운 예술성으로 각각 2년, 3년 연속 아카데미를 수상했다는 건 오늘날 우리 영화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두 사람에게도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팬들은 물론 영화계 관계자와 언론까지 그의 남우 주연상을 바라고 응원했던 걸 실감했냐는 질문엔,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분위기는 알고 있었다"며 "매번 최고의 결과를 위해 분투해 왔지만, 올해만큼은 모두에게서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나.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평등과 화합의 메시지 풍성
'백인 잔치' 논란 탓에 유난히 다양성에 관한 주제가 여러 차례 거론된 시상식이었던 만큼, 백스테이지에서도 수상자들은 이에 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인종 뿐 아니라 남녀평등, 동성애 이슈 등도 두루 거론됐다.
여우 조연상 수상자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15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사이 케이틀린 제너가 커밍 아웃을 하고, 드라마 '트랜스페어런트'나 영화 '탠저린' 같은 작품이 나오는 등, 사회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대니시 걸'을 시작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LGBT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할리우드에서도 이에 관한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우 조연상 수상자 마크 라일런스는 "할리우드에선 흑인들만큼 여성들도 똑같은 문제와 싸우고 있다. 대부분의 스토리텔링이 남성들에게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오늘 시상식에서 인종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됐듯, 성차별의 문제도 꾸준히 토론하고 고민해 나갈 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로와 힐링 전한 소감도 눈길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한 이들도 있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브리 라슨은 "내게 '룸'은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유를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며 "어떤 식으로든 갇혀 있고 학대받는 듯한 느낌에 아파하는 여성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조금이나마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상 수상작인 '스포트라이트'의 톰 맥카시 감독은 "오늘 아침 시상식에 오기 전 마크 러팔로와 함께 LA 다운타운 천사들의모후 대성당 앞에서 성추행 피해자들이 벌이는 시위 현장에 동참하고 왔다"며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많은 피해자들에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듣고 있으니, 수치스러워 하지 말고 세상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돌비극장=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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