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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상의 보석이야기]세상에서 가장 비싼 에메랄드 주얼리를 받은 여배우

며칠 전 신문에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좌익 반군 조직인 무장 혁명군(FARC) 이 벌여온 3년간의 기나긴 평화 협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거라는 내용과 함께 콜롬비아 산토스 대통령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하는 사진이 신문에 게재되었다. 정재계 인사는 물론 외국인까지 서슴없이 납치 협박 살해 테러를 일삼아 온 콜롬비아 반군의 시대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 지는 순간이다.

나는 지금도 콜롬비아에서 회사를 차린 후 첫날 아침의 아비규환을 잊지 못한다. 낯선 땅 남미 콜롬비아에서 맞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나선 첫 출근길, 아침을 재촉하는 출근 인파로 붐비는 거리는 무장한 군인들과 경찰이 뒤섞여 행인과 차량을 통제하며 몇 시간 전 일어났던 차량 폭탄 테러를 수습하고 있었다.

총기 소지가 합법화된 미국도 거리에서 총기를 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거리를 순찰하는 무장군인과 경찰, 샷건으로 무장한 빌딩 경비원들 그리고 사무실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비해 놓은 한 두 정의 권총들로 무기를 접하는 것이 일상생활이었다. 내가 살던 한국의 70-80년대 계엄령이 선포되었을 때도 이렇게 많은 무장군인을 본 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콜롬비아에서 일하면서 사기, 살해 협박, 납치 등 수많은 일들을 겪어온 나였지만 결정적으로 콜롬비아 회사를 접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이 일을 겪으면서 이다. 얘기는 익히 많이 들었어도 남의 일로만 생각했지 나에게도 이런 차례가 돌아 오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다. 어느 날 날아온 정체불명의 팩스 한 장이 나의 인생 항로를 바꾸는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송신자도 쓰여있지 않는 팩스의 내용은 조국 콜롬비아의 미래를 위하여 자신의 단체에 도네이션을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밑도 끝도 없이 송신자가 누군지 밝히지도 않으면서 돈을 달라니 어이가 없어 그냥 무시해 버렸다. 하지만 그 후로 비슷한 내용의 팩스가 하루가 멀게 오더니 어느 날부터는 문구가 호전적으로 변하면서 급기야 노골적인 협박으로 이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나는 주위에 수소문해 이 팩스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이는 다름 아닌 콜롬비아 반군, 즉 게릴라가 보내온 일종의 세금 통지서였던 것이다.

속칭 게릴라라 부르는 콜롬비아 반군은 규모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었다. 한때 번성할 때는 몇 십만 명에 이르러 콜롬비아 정부도 그들을 함부로 다룰 수가 없었다. 안데스 산맥 깊숙한 곳을 거점으로 삼고 고액의 보수를 보장하는지라 산골의 순진한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여서 그들을 소탕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랜 게릴라전은 콜롬비아군이 게릴라전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 계기가 되었으며 많은 외국 군대에서는 게릴라전 연구를 위해 콜롬비아로 그들의 군인을 보내는 계기가 되었다. 나 또한 그 일로 인해 콜롬비아에서 사업을 하는 동안 한국에서 파견 나온 여러 명의 영관급 장교들과 알고 지냈다.

게릴라들은 그들의 거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했는데 그 주요 수입원은 콜롬비아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기업과 단체로부터 협박을 통해 돈을 뜯어내는 행위였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그들은 회사의 주요인물을 납치하거나 회사에 직접적으로 테러를 가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그로 인해 콜롬비아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들은 본의 아니게 콜롬비아 정부와 게릴라에게 바쳐야 하는 이중 과세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구멍가게 수준의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는 나에게도 차례가 오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콜롬비아에서의 삶은 산 너머 산이었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시련, 이제는 뭔가 됐겠구나 하면 다가오는 좌절, 우리네 인생이 다 그렇지만 나에게도 그 굴곡진 삶은 예외가 아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고 어려웠던 많은 일들 속에 나를 도운 누군가가 있었기에 내가 지금 여기까지 와 있지만 더 이상은 그런 행운에 나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일은 내가 회사를 정리하는 직접적인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세월이 약이라고 했던가! 시간이 지나니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그저 기억일 뿐 내가 한동안 몸담았던 콜롬비아에 평화가 찾아 온다니 나도 기꺼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를 콜롬비아에서 떠나게 만들었던 게릴라도 이제는 역사로 남는다.

보석상식38: 세상에서 가장 비싼 에메랄드 주얼리


어릴 적 KBS 명화극장에서 봐 왔던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그녀의 배역과 결혼생활뿐 아니라 그녀의 보석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녀와 두 번의 결혼생활로 유명한 영화배우 리처드 버튼은 1964년 그녀에게 결혼 선물로 에메랄드 목걸이를 선물합니다. 이 목걸이는 60.50CT의 최상급 콜롬비아 에메랄드로 만들어졌으며 이외에 에메랄드 반지, 팔찌, 귀걸이, 브로치를 선물하게 되는데 이들 가치는 무려 1억 불에 육박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는 지금 세상에 없지만 그녀의 보석만큼은 영원히 우리 곁에서 그녀를 기억하게 만들 것입니다.

HARRY KIM (K&K FINE JEWELRY) kkfinejewel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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