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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잡았을 때 떨리면 수전증, 그냥 떨리면 파킨슨"

수전증과 파킨슨병의 차이

수전증은 주로 유전 많아
파킨슨은 노화현상 일환
카페인 민감한 사람 위험
에너지 드링크 조심해야
커피 줄이고 규칙적 식사 중요
증세 심하면 수술 받을 수도


전문직을 가진 30대 한 남성은 중요한 미팅을 자주 갖는다. 하지만, 커피잔을 잡거나, 서류에 사인을 하려고 할 때, 또 악수할 때 손이 떨려 일하는데 지장이 많다. 내과를 찾았더니 파킨슨병이 의심스럽다며 신경내과를 가보라 한다. 안중민 신경내과 전문의는 "손이 떨리는 것을 파킨슨일 것이라고 크게 걱정하면서 오는 젊은이들이 요즘 많다"며 "이는 수전증(손떨림 증세ㆍtremor)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한다. 수전증과 파킨슨의 차이를 알아보았다.

-어떻게 구분되나.

"예를 들어 보면 이해가 쉽다. 70대 후반 남성은 보행이 잘 안 되어 넘어지기 잘한다. 가만히 있을 때 손이 떨린다. 그러나 뭔가 잡고 움직일 때는 떨림이 없다. 반면 50대 여성은 걷거나 전체적인 행동에는 지장이 없다. 가만히 있을 때 손이 괜찮다. 그러나 뭔가 잡으려 하면 손이 떨기 시작한다. 두 분 모두 파킨슨을 걱정하며 찾아왔는데 파킨슨 진단이 내려진 사람은 남성이다. 여성은 수전증이다. 가만히 있을 때는 떨림이 없다가 손에 힘을 줘서 잡으면 그때부터 떨리는 것이 바로 수전증이다. 우리 신경내과 전문의들이 하는 말이 파킨슨 환자는 앉아 기다릴 때는 손을 떨어서 어떻게 저런 사람이 골프장에 오나 의아해 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골프채를 잡고 골프를 즐긴다. 반면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인데 골프채만 잡으면 손이 떨려서 골프장을 나오게 되는 사람이 수전증이다."



-둘 다 유전적인가.

"그렇지 않다. 수전증은 거의 100%가 유전성이지만 파킨슨은 유전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노화현상의 하나로 본다. 신경과적인 퇴행성(노화) 장애가 3가지 있는데 기억력 장애가 치매이고 혈관장애가 중풍 그리고 마지막 행동장애가 바로 파킨슨이다. 주로 65세 이후에 많이 나타난다. 반면 수전증은 반드시 가족 중에 병력이 있다. 주로 50대 이후부터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젊어서도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수전증의 원인은 뭔가.

"유전인자가 있는 사람이 손을 떨게 하는 환경에 처할 때 증세가 드러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페인이다. 커피는 물론 홍차와 같은 각종 티 종류, 코코아, 초콜릿과 설탕 등이다. 정서적으로 분노, 흥분도 손떨림을 가져온다. 이외에 공복상태에서도 손이 떨린다. 흔히 식사를 제때 못했더니 손이 떨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수전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대체로 평상시에도 예민한 성격인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수전증 증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뭔가.

"제일 민감한 것이 카페인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에너지 드링크를 많이 마시는데 그건 카페인 덩어리이다. 또 한창 사회적으로 커리어를 쌓아가야 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긴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끼니도 놓칠 정도로 바쁘게 지낸다. 유전인자가 있는 젊은이라면 3가지 환경을 모두 갖춘 상태이다. 증세가 젊어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손만 떨리나.

"그렇지는 않다. 손이 가장 많은 부위지만 사람에 따라서 머리와 목소리 그리고 심한 경우 다리에까지 떠는 증세(tremor)가 나타날 수 있다. 머리를 흔들게 되는 것은 수전증이 목 부위 근육에 온 경우이다. 목소리를 떠는 것은 성대 근육으로 수전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전증의 특징이 걷거나 손과 발을 전체적으로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의 행동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특정 부위 근육에서만 떨림이 있다는 얘기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카페인만 줄여도 떨림 증세를 가진 사람들 중 30~40% 정도는 효과를 본다. 공복상태가 되지 않도록 해도 훨씬 손떨림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유전성이 강한 사람은 위와 같은 조치에도 손떨림은 계속 일어나는데 이때는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항경련제(간질약의 일종이지만 아주 적은 함량)로 증세를 완화할 수 있다. 목소리 떨림 증세는 성대 주변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맞는데 보톡스가 근육을 마비시키는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보톡스는 약효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기 때문에 3개월 마다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럴 경우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함께한다. 만일 위의 치료 방법으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한다. 뇌의 부위에 전극을 심어서 페이스 메이커로 필요할 때마다 전기자극을 주는 뇌심부 자극술을 하면 뇌에서 신경전달을 중단시켜 떠는 것을 멈추게 만든다."

-완치가 되나.

"완치는 안 되고 증세를 조정하는 차원에서의 치료들이다. 예방 방법이 있다면 이 같은 유전적인 인자들이 자극을 받지 않도록 항상 카페인을 줄이고, 배고프지 않도록 식사를 제때 하면서 무엇보다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만일 아직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집안에 수전증 병력이 있는 걸 안다면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을 멀리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파킨슨처럼 주로 65세 이후가 되면서 신경과적인 퇴행으로 나타난다면 뇌의 노화를 늦추는 혈관, 당수치,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것이 예방책이지만 유전성일 경우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 수전증은 혈압, 콜레스테롤, 당수치의 3대 요인과도 큰 연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에 대한 금단현상도 손떨림이 있는데 그것과 무슨 연관이 있나.

"손떨림을 멈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사실은 알코올이다. 그렇다고 항상 술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술의 금단현상과 수전증의 연관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손떨림 증세가 있어서 술을 먹기 시작하여 알코올중독이 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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